싼 삼각김밥-비싼 명품백 함께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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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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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쇼핑몰-편의점의 올해 베스트셀러 소비패턴은?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가 올해 12월 5일까지 판매한 e쿠폰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상승했다. 영화관람권, 네일아트 등 뷰티숍 이용권, 치킨 등 배달음식 이용권들을 원래 가격보다 50%까지 저렴하게 이용하려는 ‘알뜰족’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의 패션·잡화 역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배 더 팔렸다. 같은 사이트 내에서 불황형 상품과 고급형 상품이 함께 잘 팔린 셈이다. 편의점 브랜드인 ‘GS25’에서는 가을철인 9∼11월 따뜻한 찐빵보다 아이스크림의 판매율이 더 크게 올랐다. 올해 유난히 추위가 늦게 시작된 탓이다.

국내 주요 인터넷쇼핑몰과 편의점 업체는 6일 일제히 올해 베스트셀러 및 판매 동향을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올해 소비 패턴의 ‘핫이슈’는 소비의 양극화와 이상기후로 종합할 수 있다.

○ 소비의 양극화…‘스몰 럭셔리’


편의점 업계에서는 음식점이나 전문점 대비 절반 이하로 가격이 저렴한 도시락, 원두커피, 저가 자체 브랜드(PB) 상품 판매량이 두드러졌다.

‘세븐일레븐’이 올 들어 12월 5일까지 2000여 개의 취급품목을 대상으로 올해의 판매 동향을 조사한 결과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3.8% 성장했다. 삼각김밥과 말이김밥, 샌드위치 매출도 각각 40.0%, 41.5%, 36.7% 성장했다. GS25의 원두커피와 아이스커피는 판매량이 각각 118.9%, 81.4% 증가했다. 대표 불황 상품인 소주 역시 베스트 10에 2종류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상품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돋보인다. GS25의 PB 상품인 ‘함박웃음 맑은 샘물’ 2L 상품은 맥주를 밀어내며 처음으로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렸다. 물가 상승으로 지갑이 얇아진 고객들이 용량당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PB 생수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상품의 매출도 함께 상승했다. GS25의 건강보조식품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9.8% 증가했다. 샐러드와 식사 대용 간편식 두부 판매량도 지난해 대비 37.4%, 32.8% 늘었다.

11번가는 올해 온라인 쇼핑업계 키워드를 ‘모바일(MOBILE)’로 정했다. 60개 카테고리의 3200만여 개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모바일쇼핑(Mobility) △올드(Old) △혜택(Benefit) △물가상승(Inflation of Prices) △명품(Luxury item) △e식품(e-food)을 올해 메가 트렌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대비 월평균 매출이 150%가량 성장한 ‘명품’과 200% 이상 성장한 ‘e식품’이 나란히 주요 키워드로 이름을 올린 점이 돋보인다. 온라인으로 팔린 식품을 뜻하는 ‘e식품’은 대형마트보다 더 싼 가격으로 주목받았다.

명품과 프리미엄 식품의 매출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불황이라도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이나 몸에 도움이 되는 상품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는 ‘작은 사치’로 만족을 극대화하는 소비 패턴이다.

○ 날씨가 매출 좌우


GS25가 올해 9∼11월 여름철 대표 상품인 아이스크림과 아이스커피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각각 52.8%, 42.2% 늘었다. 반면 9월부터 판매가 증가하는 찐빵과 온장고 음료의 판매 증가율은 각각 8.7%, 7.6%로 소폭 느는 데 그쳤다.

또 6∼8월 아이스크림의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여름철에 잘 팔리는 ‘쭈쭈바’ 등 튜브류의 판매가 8.5%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겨울철 판매가 많은 모나카류(29%)와 콘류(17.6%)의 판매 증가율이 더 높았다.

11번가에서도 이상기후와 물가 상승 여파로 설, 추석 등 명절을 겨냥한 이색상품이 대거 등장했다. 국산 자반고등어 선물세트를 대신해 50% 가까이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 노르웨이 간고등어 상품은 베스트셀러 중 하나로 등극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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