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한국증시]원유·구리 가격 들썩… 날개 꺾인 원자재 펀드 다시 날아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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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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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기대에 원자재 값 상승, 금수요 여전… 펀드 수익률 기대
광물·농산물 추가 하락 가능성


《원자재펀드가 잃어버린 명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작황 부진으로 치솟던 국제 농산물 가격, 수요 증대로 인한 원유가격 급등으로 원자재 투자는 인플레이션 시대 최고의 대안투자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불안이 심화되자 안전자산 선호현상, 수요 감소 우려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고 펀드 수익률 역시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 여건의 개선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 원자재 값 ‘꿈틀’…회복 조짐

올해 들어서만 7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되며 인기를 끌던 원자재펀드가 최근 들어 저조한 성적을 보인 것은 달러화 가치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온스당 190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금 가격은 1630달러까지 내려왔고 소맥(밀) 가격은 8월 말 부셸(약 27.2kg)당 760달러 선에서 600달러 초반으로 20%가량 하락했다. 원유는 다른 원자재보다 하락폭이 덜하긴 하지만 수요 감소 우려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한때 배럴당 8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유와 옥수수, 커피, 알루미늄, 대두, 밀,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8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커지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줄어들면서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중에서 비중이 가장 크고 경기에 민감한 상품인 원유가격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4월 말과 이달 초를 비교해보면 원유가격은 24.7%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제원자재 가격지수인 CRB 지수는 16.2%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상황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위기 타개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원자재 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10월 27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12월물은 배럴당 3.76달러(4.2%) 오른 93.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3개월 이래 최고치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인 구리 가격도 상승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가격은 이번 주에만 15% 상승하며 주간 단위로는 198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 원자재 수익률에도 햇볕 들까

최근 원자재 펀드들은 원유, 천연자원, 금, 농산물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수익이 나빴다. 수익률이 가장 많이 나빴던 것은 주로 천연자원, 광업 관련 펀드들이었다. 최근 금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금 펀드의 손실도 컸으며 농산물펀드의 수익률도 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회복 기대감과 원자재 가격 반등으로 펀드 수익률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0.52%였다. 농산물펀드는 2.23%, 금펀드는 8.02%, 천연자원펀드는 13.36%를 보였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이 7.19%,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이 10.62%였음을 감안하면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 특히 금펀드는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주식형펀드가 연초 이후 ―8.17%로 고전하고 있음에도 금펀드는 9.77%로 단연 돋보이는 수익을 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원자재펀드의 향후 전망은 어떨까. 우선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로 원자재에 대한 투기 수요가 감소했고 내년 글로벌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 원자재 가격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실수요가 있는 원유와 인플레이션 회피 기능이 있는 금을 제외하고 천연 광물과 농산물 가격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농산물 시장에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북반구의 수확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조정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자재펀드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가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를 만한 요인이 당분간 없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기존 투자자라면 좀 더 지켜보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것. 원자재펀드 중에서도 금펀드는 앞으로 가장 회복세가 점쳐지는 종목이다. 유럽 경제에 대한 전망이 불안정해 안전자산이 선호되고 있고 투자용 금 수요도 여전하므로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 연구원은 “농산물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농산물 펀드의 수익률도 차차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희 기자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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