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3분기 평균 수익률 ―5.5%… 헤지펀드, ‘해지’공포에 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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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 투자금 반환 요청 크게 늘듯

투자의 고수라 불리는 헤지펀드 펀드매니저들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기후퇴에는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유럽 재정위기와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침체)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변동성이 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면서 3분기(7∼9월) 헤지펀드들의 실적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 헤지펀드 정보제공업체인 헤지펀드 리서치(HFR)의 자료를 인용해 헤지펀드들의 3분기 평균 수익률이 ―5.5%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에 빠졌던 2008년 4분기를 제외하고 13년 만에 가장 나쁜 분기 실적인 데다가 역대 4번째로 저조한 실적이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18개 헤지펀드 가운데 9월에 수익을 올린 펀드는 단 두 곳에 불과했다.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로 원자재와 원유 값이 급락하면서 에너지와 천연자원 관련 품목에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가장 큰 손실을 보았다. 이 펀드들의 수익률은 9월에만 ―9%이며 연초 대비로는 15.5%나 빠졌다. 이어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의 손실도 컸다. 3분기까지 해당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8.7%에 머물렀다.

앞으로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금을 돌려달라는 요청이 크게 늘 것으로 보여 헤지펀드 펀드매니저들의 퇴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헤지펀드들도 큰 손실을 보이고 있어 시장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대표가 대표적인 사례. 이 회사의 대표펀드 중 하나인 ‘어드밴티지 플러스 펀드’ 수익률은 9월에만 ―19.35%를 기록한 데 이어 올 들어 3분기까지 46.74%가 하락해 반토막이 났다. 폴슨 대표는 미국 경제 침체 기간이 평균 11개월이라는 점을 들어 2008년 이후 지속된 경기침체가 지나치게 길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이 경제회복이 될 것으로 보고 투자전략을 짰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지면서 최악의 수익률로 돌아왔다.

조지 소로스 씨도 9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 혼란과 관련해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 무척 혼란스럽다. 나 역시도 혼란에 빠져있다”고 밝혀 헤지펀드의 수난시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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