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저축銀, 한국신용등급 영향 안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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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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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번 부사장 ‘안정적’ 재확인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톰 번 국가신용등급그룹 부사장(사진)은 29일 한국의 저축은행 사태와 유럽 위기가 한국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선진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분석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피치사는 이날 뉴질랜드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번 부사장은 이날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현재 ‘A1’인 한국신용등급과 ‘안정적’ 등급전망 유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국가신용등급 평가와 관련해 국내적으로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한국 은행산업 안정성을 해칠 시스템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체 은행업계 수신에서 불건전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한국 정부가 조기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들었다. 이어 저축은행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 은행산업의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확인했다.

해외 요인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점과 관련해서도 한국 정부와 은행권이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많이 의존해 온 유럽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할 위험이 있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1998년 환란 때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거시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외환보유 상황이 크게 개선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3분기 80%가 넘던 외환 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지난해 4분기 50% 밑으로 떨어진 것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번 부사장은 한국의 가계부채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가계부채 부담이 Aaa등급인 영국이나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은 것은 옐로카드다.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급락해서 한국의 은행들이 파산 위기를 만날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줄어야 한국의 신용등급이 Aa대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럽위기 전망과 관련해 번 부사장은 “2008년 위기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2008년과 달리 유럽은행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려져 있고 유럽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해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 부사장은 1997, 98년 환란 때 조사단장으로 참여하는 등 20여 년가량 한국 국가 신용등급 업무를 지휘해 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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