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7곳 영업정지]제일저축銀 상장폐지 수순… 2000여 개미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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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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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에도 영업정지 여파

부실 저축은행 영업정지는 예금자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다. 증시에 상장된 7개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 정지된 제일저축은행이 곧 증시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일저축은행은 19일 증시가 마감된 뒤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 기업으로 존속 능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의견 거절’ 감사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의견 거절을 받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 감사보고서에는 자본(643억 원) 전액잠식으로 나타났다. 자본 전액잠식 역시 상장폐지 대상이다.

제일저축은행은 같은 회계법인에서 ‘적정’ 감사의견을 받고 사업보고서 제출시한인 28일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면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장폐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약 2000명으로 추산되는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됐다. 19일 주당 1340원에 거래정지된 주식이 휴지가 될 운명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말 32.17%였던 이 회사의 소액주주 비율은 올 6월 말 현재 46.95%로 높아졌다.

이에 반해 기관투자가들은 거래정지 전에 대부분 빠져나갔고 외국인들은 최근 대규모 매도로 지분을 크게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최근 소폭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뒤 팔고 나가는 바람에 애꿎은 개미들만 당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2008년 초 12%를 넘던 외국인의 제일저축은행 지분은 지난해 말 0.05%대로 떨어졌으며 이후 0.8∼1.0%를 유지하다가 영업정지 직전에 대규모 매도로 0.06%까지 하락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해당 주식의 매매거래와 관련해 특정 세력이 주가를 의도적으로 조종했는지, 대주주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했는지 광범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영업정지 조치가 발표된 이후 처음 장이 열린 이날 저축은행들의 주가는 엇갈렸다. 서울저축은행은 상한가로 마감했고 한국저축은행은 1.27% 상승했다. 반면 솔로몬과 진흥저축은행은 장중 한때 상한가 수준으로 뛰기도 했으나 거래량만 급증한 채 보합 수준으로 마감했다. 푸른저축은행은 0.43% 하락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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