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모바일 인터넷전화, 4G에선 비싸다?… SKT, 3G보다 사용량 제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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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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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이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에서는 무료통화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마이피플’이나 ‘스카이프’ 같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를 쓰지 못하게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TE는 지금 대부분의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쓰고 있는 3세대(3G) 통신서비스보다 속도가 5배 이상 빠르고 더 많은 데이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차세대 통신망이다. 7월 1일부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달 중으로 SK텔레콤에서는 LTE용 첫 스마트폰도 판매할 계획이다. 더 발전한 통신망인 만큼 LTE에서는 mVoIP도 더 좋은 통화품질로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

그러나 동아일보 취재 결과 SK텔레콤은 mVoIP를 제한하는 LTE 요금제 초안을 마련해 방송통신위원회와 논의 중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mVoIP는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같은 mVoIP 가입자끼리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3G에서도 “통신망에 부담을 준다”며 mVoIP 사용을 제한했다. 그런데 통신망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LTE에서 오히려 mVoIP 사용을 3G 시절보다 더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 LTE 시대에 데이터는 덜 쓰라고?

방통위도 당황스럽다는 의견이다. 방통위 측은 “LTE를 쓰는 일반 가입자들에게 좀 더 싼 통신요금에 많은 혜택을 제공하게 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며 “mVoIP에 대해서는 (SK텔레콤과) 다소 의견 충돌이 있지만 견해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VoIP가 통신요금 인하의 방안이 될 수 있는데 이를 제한하겠다는 통신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 외에도 3G에서 내놓았던 스마트폰용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LTE에서는 아예 빼놓을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이런 계획이 방통위의 인가를 받으면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로서는 사실상 요금 인상의 부담이 생긴다. 방통위가 SK텔레콤이 신청한 요금제 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SK텔레콤의 이런 새 요금제가 방통위 인가를 받는다면 KT, LG유플러스 등 경쟁 통신사도 앞으로 LTE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SK텔레콤과 비슷한 요금제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 합리적인 비용분담체계 시급

통신사들은 이런 식으로 요금이 오른다는 인상을 받을 소비자는 전체 소비자의 1% 이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표적인 mVoIP 서비스, 마이피플을 만든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이 앱을 내려받은 1300만 명 중 455만 명(35%)이 최소 한 번 이상 마이피플로 mVoIP 통화를 했다. 피해를 보는 잠재적 고객은 이 정도로 많다는 것이 다음 같은 인터넷 업체의 주장이다.

스마트폰의 확산은 누구나 사용량 제한 없이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견도 있다. 휴대전화 전용 게임을 만들어온 모바일 게임업체 게임빌과 컴투스는 2분기에 각각 98억 원과 8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국내 중견 온라인 게임업체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게임하이와 JCE는 올해 2분기 매출이 각각 85억 원과 86억 원에 그쳤다. 모바일 게임업체가 유선통신 시절 온라인 게임을 만들던 기업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3G 시대에 모바일 게임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처럼 ‘요금폭탄’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보다 훨씬 좋은 여건을 갖추는 LTE 시대에 통신사가 데이터 거래량을 제한하면 콘텐츠 제공업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통신사와 게임·인터넷 업체 등 서비스 제공자 간에 합리적인 망 비용 분담체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현재 업계와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망 중립성 연구반을 운영 중이지만 논의 속도가 지나치게 늦다.

김창배 우송대 게임멀티미디어과 교수는 “LTE 시대에 통신사가 통신망을 제한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지만 모바일 게임업체 등 콘텐츠 제공업자들도 지나치게 망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기술투자를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용을 나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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