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노믹스 구원투수’ 박재완 재정 취임 100일, 톡톡 튀는 정책 아이디어… 갈길 먼 성장률-물가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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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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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회복의 온기가 온 국민의 장바구니에 퍼져나가도록 하겠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6월 2일 취임하며 밝힌 포부다.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의 ‘마무리투수’ 박 장관이 9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박 장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학자 겸 정치인 출신으로 특유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정책조정 능력은 돋보였지만 그가 받은 경제성적표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취임 당시 △서민생활 안정 △경제 체질 강화 △소득 불평등 해소 △성장잠재력 확대 등 4대 정책과제와 함께 각종 정책방안을 내놨다. 현장 중심 정책을 강조한 박 장관은 취임 이후 7번에 걸쳐 재래시장 등 현장방문에 나서고 32차례 강연 및 간담회를 가질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정책조정 능력은 합격점을 받았다. 거시정책협의회 구성에 이어 1년 8개월이나 끌던 한국은행법 개정안의 조정안을 마련해 국회에서 통과시켰고, 내수활성화 방안, 전월세시장 안정대책 등 부처 합동 대책들을 무리 없이 끌어냈다.

하지만 경제지표들은 이런 노력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 장관은 취임 후 올해 성장률을 5% 내외에서 4.5%로 낮췄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 수준에서 4.0%로 올렸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 특히 서민 경제와 밀접한 물가 안정을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8월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치인 5.3%까지 치솟았다.

소득세와 법인세 감세가 철회되면서 MB노믹스가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줄 굵직한 정책 제시가 미흡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8·5 근무제(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콜렛-헤이그 규칙(레저 활동에 높은 세금을 매기는 정책)’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 재정위기 재점화로 글로벌 경기둔화가 심각해지는 등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된 데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정책 주도권이 상당 부분 정치권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경제사령탑으로서 박 장관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물가관리 등 서민경제안정과 함께 대외 충격에 약한 한국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인 경제정책을 주문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등 단기 경제지표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경제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서비스선진화대책 등 내수 확대와 잠재성장률 확충 등 경제구조 개선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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