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독일차 독주? 美·日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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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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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자동차 전쟁… 올하반기 2라운드 돌입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자동차회사들은 쾌속 질주한 반면에 일본과 미국 브랜드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선두주자 BMW는 1∼7월 1만4410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77.6% 늘어났다. 2∼4위는 벤츠(1만774대), 폴크스바겐(7698대), 아우디(5799대)가 각각 차지했다. 독일 4개 브랜드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63.86%에 달했다.

반면 일본과 미국 브랜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도요타가 2951대를 팔아 5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줄었다. 혼다·닛산 등 일본 자동차와 포드 캐딜락 등 미국 자동차도 판매량이 줄었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으로 주춤했던 일본 차는 지진의 여파에서 벗어나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자동차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도 전열을 정비하면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판매망 확충 등을 통해 하반기 점유율 상승을 이끈다는 전략을 세웠다.

○ 자존심 회복 나선 일본 차

지난해 세계 시장 판매량 1위였던 도요타는 올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 상반기 4위까지 떨어졌다. 국내 시장에서도 지난해 1∼7월 7.26%에 달했던 점유율이 올해 같은 기간 4.88%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6월부터 공장 가동률이 90%를 돌파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원조격인 ‘프리우스’와 렉서스 ‘CT200h’ 등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목받고 있다. 이 두 차량의 공인 연료소비효율은 각각 L당 29.2km, 25.4km다. 특히 1997년 출시된 세계 최초 가솔린 하이브리드 양산차인 프리우스는 국내에서 1∼7월 933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499대)보다 판매량이 급증했다.

도요타는 4월 서울 모터쇼에 선보였던 7인승 미니밴 ‘시에나’의 4분기 출시를 확정했고, 신형 ‘캠리’, ‘벤자’, ‘하이랜더’ 등의 출시를 검토하는 등 라인업 확대를 통해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도요타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일본 대신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차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요타는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대회 운영 차량으로 프리우스와 렉서스 LS600hL 등 200대를 지원하는 등 마케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1∼7월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감소했던 닛산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박스형 준중형차 ‘큐브’를 이달 출시했다. 닛산은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으로 판매량을 늘려 닛산의 브랜드 인지도까지 높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닛산은 큐브의 가격을 2190만∼2490만 원으로 책정해 동급 국산차와 가격 차를 좁혔다. 공식 출시에 앞서 실시된 사전 계약에서 한 달 만에 계약자 1000명을 돌파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닛산은 또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3’를 공식 후원하며 마케팅에도 시동을 걸었다. 하반기 대구지역 신규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는 등 전국으로 고객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7월 점유율이 6.8%였던 혼다는 올해 3.35%로 급감하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하반기엔 ‘CR-Z’와 신형 ‘시빅’, ‘시빅 하이브리드’ 등을 잇따라 출시해 반격을 노리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한국 물량 공급 문제는 완전히 해소됐고, 한-유럽연합(EU) FTA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국 스윈던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수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2012년이나 2013년에는 연간 1만 대 이상을 팔았던 2008년 수준으로 판매량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직정비·신차출시로 도약하는 미국 차


크라이슬러는 6월 외국 경영인 중 대표적 ‘한국통’인 그레그 필립스 사장을 선임하고, 르노삼성 출신의 영업총괄 임원을 영입하는 조직 재정비를 통해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필립스 사장은 주한미군에서 대령으로 예편한 뒤 대우자동차 미국법인 동남 8개주 영업 총괄 매니저, 한국 닛산 대표이사 사장,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한국통이다.

크라이슬러는 필립스 사장 부임 이후 7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8월 강원 원주시에 새로운 전시장을 오픈하는 등 전국 모든 권역에 판매망을 구축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크라이슬러는 하반기 들어 프리미엄 세단 ‘올 뉴 300C’와 지프의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그랜드 체로키’ 디젤 모델을 선보이는 등 라인업을 강화했다. 여기에 2월 국내 시장에 선보인 지프 ‘랭글러’와 3월 출시된 ‘컴패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포드는 하반기 신차 출시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주력 모델은 준중형 세단인 2012년형 ‘포커스’다. 1998년 처음 출시된 포커스는 전 세계 시장에서 1000만 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이에 앞서 포드는 지난달 고성능 스포츠세단인 ‘뉴 토러스 SHO’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또 포드는 포커스의 출시에 맞춰 신형 포커스를 타고 하루 동안 랠리를 진행하는 ‘포커스 챌린지:코리아 루트 24’를 개최하고, 페이스북과 미투데이에 계정을 개설하는 등 소비자와의 다양한 접촉에 나섰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을 수입하고 있는 GM코리아는 중대형 스포츠 세단 ‘캐딜락 CTS’와 중형 크로스오버 모델인 ‘캐딜락 SRX’로 국내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GM코리아는 두 차량에 대해 6개월 리스비용 전액 지원, 고객 부담을 낮춘 금융 프로그램 실시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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