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어리랏다 한강변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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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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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고객 1909명 선호지역 등 부동산 설문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제치고 도심의 작은 주택단지인 도시형생활주택이 앞으로 가장 살고 싶은 집으로 꼽혔다. 또 올해 하반기 오피스텔이 투자가치가 가장 높은 부동산 상품으로 조사됐다. 전세난이 장기화되는 데다 1, 2인 가구 증가, 한국 베이비부머의 은퇴 등 인구 변화가 맞물리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또 30년 가까이 한국 부동산 시장의 중심이 됐던 서울 강남을 제치고 용산과 여의도, 성수 일대 한강변이 10년 뒤 가장 살기 좋은 주거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2013년 하반기 이후에 이루겠다는 무주택자가 많았다.

신한은행은 전국 20대 이상 고객 1909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가격 전망과 투자 의향, 부동산 정책 등을 설문조사해 7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응답자는 40, 50대가 56.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직업별로는 중소기업 임직원(23.3%), 자영업자(21.9%), 대기업 임직원(14.1%) 순으로 많았다. 내 집을 소유한 응답자가 1274명(66%)이었으며 전·월세 거주자는 466명(24%)이었다.

○ “도시형생활주택, 타운하우스 인기”

앞으로 인기 있을 주거 형태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30.5%(582명)의 응답자들이 도시형생활주택을 꼽았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도심에 300채 미만 규모로 짓는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소형 주택단지로, 정부가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최근 1, 2인 가구를 겨냥해 공급이 크게 늘고 있다.

이어서 24.9%인 475명이 타운하우스를 선택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도시형생활주택을 선호하는 응답자가 많았고 연령이 높을수록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현재 한국 전체 가구의 47%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18.2%가 선호 주택으로 택했다.

10년 뒤 가장 인기 있을 주거지역으론 가장 많은 35% 이상이 용산과 여의도, 성수 등 한강변 개발지역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한강변 초고층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주택시장의 중심축이 강남에서 한강변으로 옮겨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하반기 투자가치가 유망한 부동산 상품으론 오피스텔(21.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토지(20.9%) 아파트(20.5%)가 뒤를 이었다.

○ “DTI 규제가 침체의 가장 큰 원인”

주택 구입 시기로는 전체의 28.7%가 2013년 하반기 이후에 집을 사겠다고 답한 반면 올해 하반기에 사겠다는 응답자도 24.6%로 두 번째로 많아 대조를 이뤘다. 특히 주택 보유 여부에 따라 구입 시기가 크게 엇갈렸다. 집을 가진 사람들은 올해 하반기에 집을 사겠다는 응답이 31.5%로 가장 많았지만 무주택자는 올 하반기에 구입하겠다는 의견이 10.7%에 그친 반면 2013년 하반기 이후에 집을 마련하겠다는 응답이 42%를 넘어섰다.

유민준 신한은행 부동산전략사업팀 과장은 “실수요자인 무주택자는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주택 구입 시기를 늦추고 주택시장의 매도자인 유주택자는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매도 시기를 미룰 것으로 보여 당분간 주택거래가 활성화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수요와 공급(29.5%) 같은 시장 변수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35.9%)이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여겼다. 특히 부동산 정책 중에서도 소득수준에 따라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4월에 부활하면서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의 주원인이 된다는 의견(39%)이 가장 많았다. 또 응답자의 51% 이상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이내로만 조정돼도 이자 상환에 부담이 된다고 답해 하반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 ‘하우스푸어’의 고통은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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