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니다! 그때 그 시절… 불어라! 복고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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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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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공연 실황 화면에 아이유의 공연 모습을 합쳐 선보인 ‘SK텔레콤 생각대로 T’ 광고. SK마케팅앤컴퍼니 제공
김광석 공연 실황 화면에 아이유의 공연 모습을 합쳐 선보인 ‘SK텔레콤 생각대로 T’ 광고. SK마케팅앤컴퍼니 제공
복고(復古) 열풍이 거세다. 패션, 문화계에서 시작된 복고 바람이 다양한 세대에서 큰 인기를 모으며 최근에는 광고, 유통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과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향수를 자극하는 포장지를 도입하고 광고업체들은 과거 시대상과 분위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CF를 속속 내놓고 있다.

○ 기억하는 이에겐 향수, 경험 못 한 세대에겐 신선함


‘레트로(Retro)’는 회상, 회고, 추억이라는 뜻의 영어 ‘Retrospect’의 준말로 옛날로 돌아가거나 그리워하는 흐름, 유행을 말한다. 이 레트로 마케팅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분야는 광고업계다. SK마케팅앤컴퍼니는 지난달 ‘현실을 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가수 아이유와 김광석이 한 무대에서 노래 ‘서른 즈음에’를 부르는 ‘SK텔레콤 생각대로 T’ 광고를 선보였다. 고인이 된 김광석의 생전 공연실황 영상에 아이유가 공연하는 모습을 합성해 넣은 것. 199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김광석과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가수 아이유가 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통해 향수를 자극하면서 신선함도 줬다.

1960년대 제품 이미지를 복원해 출시한 ‘삼양라면 클래식’. CJ몰 제공
1960년대 제품 이미지를 복원해 출시한 ‘삼양라면 클래식’. CJ몰 제공
이 광고는 국내 최대 광고 포털 사이트 ‘TVCF’(www.tvcf.co.kr)에서 방영 첫 주에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동서식품의 ‘맥심’ 광고 역시 최근 3편의 광고에서 708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문세의 히트곡 ‘옛사랑’ 등을 배경음악으로 넣으며 옛 기억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리뉴얼을 하고 복고풍 광고와 함께 돌아온 ‘오란씨’. 동아일보DB
지난해 리뉴얼을 하고 복고풍 광고와 함께 돌아온 ‘오란씨’. 동아일보DB
식을 줄 모르는 레트로 마케팅 열풍은 복고가 기성세대에는 향수를 자극하고, 그 시대를 겪지 못한 새로운 세대에는 신선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지원 SK마케팅앤컴퍼니 브랜드연구그룹장은 “복고는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겐 긍정적인 향수를,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엔 새로운 해석으로 다가온다”며 “복고는 단순한 과거 우려 먹기가 아닌 새로운 창조이기 때문에 최근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복고열풍에 유통업계도 신바람


세시봉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얻고 있는 통기타. 복고 열풍에 최근 홈쇼핑에서도 통기타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제공
세시봉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얻고 있는 통기타. 복고 열풍에 최근 홈쇼핑에서도 통기타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제공
광고업계뿐만이 아니다. 식음료 등 유통업계에서도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옛 인기 상품을 재출시하며 복고 바람에 동참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해 약 30년 만에 ‘오란씨’를 리뉴얼한 뒤 복고풍 광고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시켜 신선함을 줬다. 식품업계에서는 2009년 삼양라면이 1960년대 ‘삼양라면’의 노란색 포장지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삼양라면 클래식’을 선보인 게 레트로 마케팅의 원조격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삼양라면 클래식’은 지난달까지 약 66만 개(5개입 기준)가 팔리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뷰티, 패션업계들에도 복고풍 바람이 거세다. 메이크업 브랜드 맥(MAC)은 3월 한정판으로 ‘원더우먼’ 컬렉션을 출시했다. 원더우먼을 상징하는 레드와 블루, 골드 컬러를 중심으로 화려하고 빈티지한 이미지를 부각한 이 컬렉션은 1970년대 복고풍에 모던한 감각을 더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또 가요계에 불어닥친 1970년 포크송의 대표격인 ‘세시봉’ 열풍까지 더해지 면서 CJ오쇼핑은 지난달 TV 홈쇼핑 최초로 기타 2500대를 한정 판매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타는 소수의 음악 마니아를 위한 상품의 성격이 강해 홈쇼핑 판매가 어려웠지만 최근 복고 열풍에 수요가 늘면서 홈쇼핑에서도 기타를 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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