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미음지구에 국내최대 데이터센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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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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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의 인천공항처럼… 부산을 ‘아시아 데이터 허브’로

《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거쳐 가는 곳’으로 생각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작은 나라 정도로 봤기 때문이다. 기왕 그럴 바에는 제대로 거쳐 가라는 구상이 인천공항과 부산 신항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도 그렇게 만들 계획이다. LG CNS는 28일 지식경제부, 부산시와 함께 한국을 ‘데이터허브’로 만들기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밝혔다.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내 미음지구에 축구장 5개 넓이에 해당하는 3만8610m²(약 1만1700평)의 터를 확보해 약 7만 대의 서버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
○ 데이터센터, 지역적 위치 중요

LG CNS가 건설하는 데이터센터는 완공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데이터센터가 된다. 이 데이터센터는 총면적 13만3000m² 규모로, 지금까지 국내 최대였던 KT 목동 데이터센터의 규모(총면적 6만4076m²)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에 앞서 KT는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올해 10월까지 이 지역에 서버 1만 대가 들어가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치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외국 기업이 한국을 데이터허브로 인정하는 첫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최근 부산 부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속속 들어서면서 앞으로 이 지역이 아시아의 데이터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허브가 주목받는 건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지역적 위치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인터넷 서비스를 전 세계에 제공하는데 이때 해저케이블을 통해 국가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이는 최대 용량이 제한돼 있어 미국에서 운영하는 서비스를 아시아에서 요청할 경우 서비스의 속도와 품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또 지진이나 폭우에 따른 침수, 건물 화재 등 데이터센터에 물리적인 피해가 생길 때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데이터센터가 ‘백업’ 역할을 한다면 피해도 최소화한다.

이런 이유로 대규모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세계 각국에 데이터센터를 분산한다. LG CNS는 이번에 새로 짓는 데이터센터를 100% 외국 기업에 임대할 계획이다. 지경부 정보통신산업과 강창묵 사무관은 “인천공항이 허브공항 역할을 하는 것처럼 부산을 데이터허브로 만들기 위해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이 유리한 이유


지금까지 아시아에서 데이터허브로 주목받았던 곳은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이었다. 모두 정보기술(IT) 산업이 일찍 발달하고 지리적으로 태평양과 맞닿아 있는 지역이란 특징이 있었다.

LG CNS는 부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28일 부산시와 협약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유수근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김대훈 LG CNS 사장, 허남식 부산시장. LG CNS 제공
LG CNS는 부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28일 부산시와 협약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유수근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김대훈 LG CNS 사장, 허남식 부산시장. LG CNS 제공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대만과 일본에서 연이어 발생한 지진이 이런 구도를 뒤흔들었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이 필수적인데 이 두 나라가 해저 케이블 단절로 인터넷 연결에 수차례 지장을 겪었기 때문이다. 또 홍콩과 싱가포르는 땅값이 비싸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새로 건설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부산은 1990년 이후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전국적으로 183번 발생할 동안 단 한 번도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을 정도로 지반이 안정돼 있다. 또 국내로 들어오는 해저케이블 11개 중 10개가 이 지역으로 유입되고 일본과는 불과 2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한다는 지리적 장점도 갖췄다. 김대훈 LG CNS 사장도 “부산은 그야말로 천혜의 입지조건을 자랑한다”며 지리적 위치가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땅값도 상대적으로 싼 데다 한국의 통신 인프라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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