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그래, 이젠 해외신도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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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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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이라크가 발주한 신도시 건설 공사를 따면서 국내 업체들이 추진하는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신도시 개발은 단순히 건축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터 매입부터 각종 자재 조달, 주택 분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복합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돼 부가가치가 높다. 국내 건설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건설사들이 새롭게 주목한 ‘신수종(新樹種) 사업’이다. 정부도 이런 건설사들의 움직임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어서 해외 신도시 사업은 당분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2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업체는 한화를 포함해 10여 곳에 이른다. 사업 현장은 이라크, 베트남, 카자흐스탄, 알제리, 가나 등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신흥 개발국이 많다.

포스코건설은 2006년 베트남 최대 국영건설사 비나코넥스와 합작 방식으로 25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최초의 자립형 신도시 ‘스플랜도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곽원갑 포스코건설 안카잉법인장은 “스플랜도라를 통해 도시개발사업 분야의 강자로 이름을 세계에 알린 뒤 축적된 노하우로 중국, 아프리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하노이와 알제리 부그줄에서 신도시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노이 신도시 프로젝트는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5000채 규모의 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알제리 부그줄에서 추진하는 신도시 기반시설 조성사업은 현재 공사가 20% 정도 진행됐다. 대우건설 홍보팀 김태수 차장은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에 짓는 아파트에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푸르지오 브랜드를 그대로 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푸르지오 브랜드를 쓰는 해외 대표 단지로 자리 잡으면서 앞으로 다른 해외 신도시 수출에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경남기업은 알제리 시디압델라에서 태영건설 한양 KT 벽산엔지니어링 등과 공동으로 6억5200만 달러 규모의 신도시 기반시설 건립 공사를 벌이고 있고, STX건설은 가나의 주요 10개 도시에서 주택 20만 채와 도시기반시설 등 총 1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외건설협회도 해외 신도시 개발에 대한 국내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31일부터 6월 2일까지 ‘해외 신도시 및 부동산 개발 실무과정’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해외건설협회 사업지원본부 김종현 이사는 “해외 신도시 개발은 도시 하나를 통째로 수출하는 것”이라며 “도로망 상하수도 등의 인프라와 주택을 건설하고 완공 이후에는 정보기술(IT)을 이용한 도시 운영 등 지속적인 수요 창출이 가능한 복합 수출상품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도 건설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국토해양부는 직접 해외 현지를 돌며 프로젝트 정보를 수집한 뒤 국내 업체에 소개하고 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10년 ‘해외 사업 5개년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민간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아프리카 남부수단 신수도 건설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 등과 같은 민관 합동사업을 수립해 건설사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해외 공무원을 초청해 국내 주택사업을 홍보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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