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아들?… 국내 항공사별 ‘여객기 나이’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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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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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탈 때 의자나 복도가 낡아 보이면 얼마나 오래 운항한 항공기인지,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항공기의 기령(機齡)은 안전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신형 항공기를 보유한 회사들은 이 점을 특별히 부각하려 한다.

1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별 여객기 평균 기령은 아시아나항공이 7.62년으로 가장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의 여객기는 14.38년으로 가장 오래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총 62대의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45대가 10년 이하다. 이 회사의 화물기는 모두 10년이 넘어 평균 기령 14.34년에 이르지만 여객기, 화물기를 다 합쳐도 평균 8.55년으로 젊은 편이다.

저가항공인 에어부산은 현재 A321-200 한 대와 B737-400, B737-500을 세 대씩 보유하고 있다. 이 중 B737-400과 B737-500은 보잉의 클래식 기종으로 대략 15년 정도 된 기종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최연소와 최고령인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이 부자(父子) 관계라는 점.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뒤늦게 생긴 에어부산의 여객기가 아버지뻘인 아시아나항공보다 더 나이가 많은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쓰던 여객기를 에어부산이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부자관계인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여객기는 기령이 비슷하다. 대한항공 여객기의 평균 기령은 10.21년이다. 대한항공은 여객기만 107대를 갖고 있는데 그중 절반가량인 53대가 10년 이하로 젊은 편이다. 대한항공이 100% 출자해 만든 저가항공 진에어는 평균 기령이 10.70년으로 대한항공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 진에어 역시 대한항공의 여객기를 임차해 쓰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평소 항공기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진에어에 빌려준 기종도 저가항공 중에서는 신형에 속한다”고 말했다.

저가항공사 여객기는 에어부산을 제외하고는 기령 10년 남짓이다. 이스타항공은 8.92년 된 B737-700 다섯 대와 12년 된 B737-600 한 대를 보유해 평균 기령이 9.44년이었고, 제주항공은 B737-800 일곱 대를 보유해 평균 기령 10.99년이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여객기의 평균 수명이 25∼30년임을 감안하면 국내 여객기들은 젊은 편이라 기령에 따른 안전성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항공기 안전은 정비 상태나 조종사의 역량에 더 많이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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