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뭉칫돈 몰리는 ‘압축펀드’ 수익률 편차 커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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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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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조정장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도 환매 러시를 멈추고 순유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2∼16일 사흘 연속 1000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순유입되는 등 이달 4일 이후 7거래일째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보다 새로 들어온 자금이 많다.

특히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압축펀드가 펀드로 유턴하는 돈을 대거 빨아들이고 있다. 압축펀드는 통상 50개 이상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20∼40개 핵심 종목을 담는 펀드로, 자문형랩처럼 ‘되는 종목’ 몇 개에 투자한다는 전략으로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진 데다 일부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차별화 장세가 지속되면서 압축펀드 간의 수익률이 많게는 20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의 종목 선정 능력이나 운용 역량에 따라 압축펀드 수익률도 양극화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편입 종목과 펀드매니저, 과거 성과 등을 꼼꼼히 따져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압축펀드, 주식형펀드 수익률의 2배

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40개 이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압축펀드는 모두 38개로 집계됐다. 운용 순자산 50억 원 이상 펀드가 대상이며 그룹주펀드 같은 테마주펀드는 제외한 수치다.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이들 압축펀드로 순유입된 돈은 1조1000억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에서 3조8000억 원이 순유출된 것과 딴판이다. 연초 2조4500억 원이던 압축펀드 총 운용순자산도 17일 현재 3조8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압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17일 기준)도 8.38%로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 평균(4.12%)을 웃돈다. 최근 1년 수익률로 비교해도 압축펀드(30.09%)가 주식형펀드 전체(23.64%)를 앞선다.

하지만 같은 압축펀드라도 펀드별로 성과 차이는 매우 컸다. 연초 이후 성적이 가장 좋은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 코어셀렉션’ 펀드는 17일 현재 18.67%의 수익을 올렸다. 키움자산운용의 ‘키움승부1’,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리아소수정예1’ 펀드도 17% 이상의 성과를 냈다. 반면 꼴찌인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 압축포트폴리오 목표전환2’는 ―2.76%의 손실을 냈다. 1년 수익률로 비교한 결과 1위인 JP모간자산운용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는 61.74%의 수익을 낸 반면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 빅&스타일’은 17.90%에 그쳤다.

○ 성적표는 종목선별 능력에 좌우

압축펀드의 성적을 가른 것은 종목 선택 능력이었다. 상승장을 이끈 주도주를 얼마나 잘 골라 담았느냐에 따라 성적표가 차이 났다. ‘교보악사 코어셀렉션’은 케이피케미칼(5.11%) 카프로(3.37%) SKC(3.35%) 에쓰오일(3.25%) 기아차(2.94%) SK이노베이션(2.88%) 등 증시 상승세를 이끈 자동차, 화학, 정유주에 집중 투자했다.

반면 ‘한국투자 압축포트폴리오 목표전환2’는 KB금융(4.37%) 삼성전기(4.35%) 삼성전자(4.29%) LG전자(4.22%) 포스코(4.17%) 등 올해 소외됐던 금융이나 정보기술(IT) 업종의 비중이 컸다.

전문가들은 “압축펀드는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만큼 일반펀드보다 펀드별 수익률 편차가 크고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핵심 펀드로 삼기보다는 분산투자 수단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또 특정 업종만 담는 펀드보다는 업종별로 우량주에 골고루 투자하는 압축펀드가 위험 관리 측면에서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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