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인플레’ 확산 비상]‘차이나플레이션’까지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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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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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물가 뛰자 임금도 치솟아… 생활용품 등 수입가격 인상 자극

작년 말부터 시작된 중국발 물가 상승 압력, 즉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은 중국 근로자 임금을 상승시켜 중국산 제품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수입품을 많이 쓰는 우리나라도 차이나플레이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9% 오른 가운데 중국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3월 CPI는 5%가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CPI는 지난해 11월 5.1%에서 같은 해 12월 4.6%로 꺾인 뒤 4%대를 유지해 왔지만 3월에는 10%가 넘는 높은 식품가격 상승으로 2009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도 더 빨라지고 있다. 베이징(北京) 시가 올 1월 근로자 최저임금을 21% 올린 데 이어 제조업체들이 몰려 있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광둥(廣東) 성도 3월 최저임금을 18%가량 올렸다.

중국의 노동집약적 경제 구조상 임금 상승은 즉각적으로 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결국 중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이 많은 우리나라 역시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수입품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6.9%로 1위이고 생활용품이나 섬유류 수입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다. 농산물 비중도 15%가 넘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저가 제품을 공급해 물가상승 억제 효과를 줬던 중국이 이제는 물가 불안의 주요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질적 성장 전환을 선언하며 수출보다 내수를 부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물가 불안 우려를 부추긴다. 세계 인구의 20%인 중국인들이 식료품과 에너지 소비를 늘릴 경우 원자재와 식료품 가격의 급등은 불가피하다.

국내 수입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은 중국 국내 물가보다는 위안화-원화 환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나플레이션이 단기간에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아직까지 중국의 위안화 절상 속도가 완만하기 때문이다. 함준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당분간 중국이 금리 인상만으로 고물가를 통제하겠지만 풍부한 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 압력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중국이 위안화 절상 카드를 내놓을 수밖에 없어 차이나플레이션은 올 하반기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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