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실리콘밸리 경계 무의미… 인터넷 되면 어디든 창업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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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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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소셜게임사 美징가 닐스 펄만 최고보안책임자

소프트포럼 제공
소프트포럼 제공
“실리콘밸리는 지역인가요, 콘셉트인가요?”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크우드호텔에서 만난 세계 최대 소셜게임회사 ‘징가’의 닐스 펄만 최고보안책임자(CSO·사진)는 ‘실리콘밸리의 창업 환경’에 대한 질문에 도리어 이렇게 물었다. 기자가 어리둥절해하자 그는 빙그레 웃으며 “실리콘밸리는 이제 미국의 특정 지역이 아니라 일종의 ‘콘셉트’로 변하고 있다”며 “세계 어디든 인터넷만 연결되면 그곳이 실리콘밸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특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모든 자원이 몰려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연하고 투자를 받아야 큰 회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인터넷에 연결하기만 하면 곧바로 자신의 서비스가 세계로 퍼지는 ‘실리콘밸리 모델’을 실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징가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했지만 페이스북을 타고 세계인의 게임이 됐다. 대표적 소셜 게임 ‘팜빌’은 매일 전 세계 3200만 명이 즐긴다.

이런 변화의 근저에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서버를 빌려 쓸 수 있게 된 ‘클라우드(구름) 컴퓨팅’ 혁명이 있다. 하지만 혁신에는 언제나 보안 이슈가 따라온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보를 인터넷 구름 속 여기저기에 저장해놓고 잊어버리기 일쑤다. 이렇게 버려진 정보는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펄만 CSO는 “사람들은 금세 e메일에 저장된 정보가 있다는 걸 잊어버리고, 새로 나온 아이폰도 6개월만 쓰면 새 것을 찾는다”며 “이런 과정에서 정보 보안의 허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펄만 CSO가 한국에 온 이유도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문제와 관련이 있다. 그는 2008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보안 이슈와 표준 가이드라인을 논의하기 위해 클라우드보안연합회(CSA)를 만들었다.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인텔, HP, IBM 등 대표적인 IT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소프트포럼 등 보안 기업들과 논의해 CSA 한국 지부를 만들기로 했다.

펄만 CSO는 최근 한국을 강타한 디도스 공격에 대해서는 “인터넷 구조의 약점을 공격하는 디도스로부터 시스템을 완전히 보호하기는 어렵다”며 “약점을 줄이는 설계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젠가 자동차 안전띠를 매는 게 보편화된 것처럼, 정보 보안을 위해서는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고 인터넷에 흘린 자기 정보를 챙기는 습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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