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WINE]와인 맛들인 중국인, 佛보르도 샤토 매입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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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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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마르고, 샤토 오브리옹(이상 1등급), 샤토 레오빌바르통, 샤토 라스콩브(이상 2등급), 샤토 캉트나크브라운, 샤토 지스쿠르, 샤토 라그랑주, 샤토 키르완(이상 3등급)…. 이들 보르도 그랑 크뤼 샤토의 공통점은 모두 외국인 소유라는 점이다. 생테밀리옹 마을의 샤토 테시에, 르 돔(이상 영국·조너선 맬터스), 카농 라 가플리에르(독일·슈테판 폰 나이페르크), 샤토 라세그(미국·캔들 잭슨)도 마찬가지다.

이들 중에는 캉트나크브라운처럼 외국인 주인(시리아 태생 영국인)을 맞은 지 고작 5년밖에 안 된 샤토가 있는가 하면, 샤토 레오빌바르통처럼 아일랜드 국적의 바르통가 사람들이 6대에 걸쳐 운영하는 곳도 있다.

2008년 프랑스 토지등기사무국(SAFER) 자료에 따르면 보르도의 외국인 소유 포도밭 면적이 전체(12만 ha)의 5%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현재도 이때보다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까지 샤토를 소유한 외국인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이었다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샤토 구입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러시아, 인도, 중국인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중국의 기세가 가장 맹렬하다.

2008년 2월 중국 기업인 룽하이인터내셔널은 앙트르 두 메르의 샤토 라투르라갱을 사들이며 중국 기업 최초로 보르도 샤토의 주인이 됐다. 2009년에는 프롱사크에 있는 샤토 리슐리외가, 지난해에는 샤토 셰누라피트가 중국인 손에 넘어갔다. 올해도 이미 샤토 두 곳이 중국의 영향력 있는 기업을 소유주로 맞이했다. 랄랑드 드 포므롤에 위치한 샤토 드 비오의 새 주인이 된 중량(中粮)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큰 식품 관련 국영기업으로 ‘창청(長城)’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중국 동남권에서만 400여 개의 보석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바오(珠보)그룹이 메도크의 크뤼 부르주아급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 롤랑 뒤코를 사들였다.

중국인 소유의 보르도 샤토는 4년 만에 5곳에 이르렀지만 앞으로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본토의 보르도 와인 수요가 폭발적이기 때문에 와인 판매수익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중량그룹처럼 이미 자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기업은 ‘보르도에서 직접 와이너리를 운영한다’는 사실만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보르도 샤토의 새 주인이 된 중국인은 향후 보르도로 밀려들 중국인 관광객이 가져다 줄 수익도 염두에 둔 것 같다. 이들이 구입한 샤토는 하나같이 주변 경관이 빼어나거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외관을 지니고 있다. 이 밖에 보르도 내 아시아계가 소유하고 있는 샤토로는 라그랑주(일본·산토리그룹)와 생테밀리옹에 있는 오브리송(대만·피터 궉) 등이 있다.

김혜주 와인칼럼니스트
● 이번주의 와인
샤토 드 피외잘 블랑


1985년산부터 화이트 와인 양조의 대가 드니 뒤부르디외가 투입되면서 품질이 한층 높아진 와인이다. 레드, 화이트 가릴 것 없이 가격 대비 품질이 매우 뛰어나지만 그래도 화이트가 좀 더 낫다는 평가다. 로버트 파커는 이 와인을 두고 보르도의 드라이 화이트 와인 가운데 상위 6개에 드는 와인 중 하나일뿐더러 반드시 구매해서 맛봐야 할 와인이라고까지 소개했다.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을 절반씩 섞어 만든다. 2001년 아일랜드 국적의 뢰클란 캥이 매입한 이래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와이너리에서 빚은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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