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양심없다” 삼성전자 맹비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9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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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LG전자의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 3D TV에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신제품 출시 이후 '신경전'을 주고받긴 했지만, 경쟁사와 비교 자체를 금기시하는 삼성으로선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 김현석 전무는 전날인 8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열린 '화요포럼'에서 LG전자의 3D TV 방식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삼성전자 3D TV 핵심 기술 소개'가 주제였지만, 삼성의 셔터안경 방식 3D TV 기술을 소개하기보다는 FPR 방식 비난이 사실상 주였다.

김 전무는 "LG전자가 도저히 말이 안되는 것을 갖고 이슈를 걸고 있다"며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다 아니라고 하는데 혼자서 맞다고 하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시작부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프레젠테이션에선 '경쟁사의 말바꾸기'라며 LG전자가 주장을 뒤집은 사례를 차곡차곡 들이댔다.

'인비저블 스피커'의 경우 처음에는 음향성능을 비방하다 지금은 자사에서도 따라하고 있고, 에지형 LED TV 역시 화질구현이 어렵다더니 이제는 대부분 제품을 이 형태로 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2D에서 3D로 화면을 전환하는 기술도 비판하다, 대만칩을 이용해서 자기들도 기술을 도입했다"며 "기술이 없으니 일단 말로 때우다 나중에 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무는 이어 LG전자에서 시네마 3D TV의 시야각과 해상도 등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그는 우선 "모든 문헌을 찾아봤지만, 패시브 방식이 풀HD라고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한 화면에 왼쪽과 오른쪽 화면을 다 넣기 때문에 풀HD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 LG연구소 연구원들의 논문도 무더기로 인용, "심지어 이 회사 연구원이 낸 논문에도 해상도가 반으로 떨어진다고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무안경3D TV에 대해서도 "상용화가 불가한 수준"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패시브 방식도 풀HD'라고 말했다는데, 밑에 엔지니어가 정말 멍청한 'XX'들밖에 없는 것 같다"고 '육두문자'까지 동원한 뒤 "이론적 배경이 없는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 너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LG 측 주장을 일축했다.

또 "패시브 방식 TV는 시야각이 너무 좁다"며 "그런데도 자유롭게 보라는 이상한 선전을 한다. 구조적으로 안 되는 제품을 갖고, 도저히 엔지니어로서 용납할 수 없는 언어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질에 대해선 "FPR필름을 붙여서 화질을 많이 저하시킨다"며 "아직까지 대부분2D 화면을 보는 상황에서, 값싼 것을 찾다가 2D 화질을 망쳤다"고 비판했다.

김 전무는 "패시브 방식은 오래된 방식이고 필름을 붙이는 것은 미래가 없어 박물관에 넣어야 한다는데, 단지 생산 공정을 바꿔 코스트를 낮추겠다는 이유로 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문제점을, 바로 그게 좋아서 패시브 방식을 해야 된다고 마케팅을 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학적으로 그 회사가 주장하는 것은 전혀 이론과 논리가 맞지 않는다"며"또 말을 바꿀지 모르지만, 오늘로써 3D 논쟁의 종지부를 찍고 미래를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자사의 신제품(D800)과 LG전자의 신제품(LW5700)을 나란히 놓고 비교시연도 진행했다.

이처럼 삼성 측이 '전면전'을 각오한 듯 강경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 LG도 강력 반발하면서 반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 3D 기술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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