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DSLR 카메라 45% 차지 ‘캐논’ 日 오이타 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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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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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이 한팀 이뤄 수작업… 조립서 포장 전과정 척척

세계 카메라 시장에서 8년 연속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캐논의 핵심 생산거점인 오이타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카메라를 점검하고 있다. 캐논 제공
세계 카메라 시장에서 8년 연속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캐논의 핵심 생산거점인 오이타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카메라를 점검하고 있다. 캐논 제공
“우린 자동화에만 의존하지 않고 근로자의 지혜를 ‘셀(cell)’에 반영해 계속 진화시킵니다.”

지난달 8일 찾은 일본 오이타(大分) 현 캐논 카메라 공장 관계자는 지난해 전 세계 디지털 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판매량의 45%(590만 대)를 차지한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셀 생산이란 컨베이어 벨트 없이 소수의 작업자들이 한 팀을 이뤄 조립부터 검사,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36만 m²에 달하는 오이타 공장은 하나의 커다란 셀라인의 집합과도 같았다.

10여 명의 작업자가 한 개의 셀을 이루며 직사각형의 바닥 라인 안에서 능숙하게 수작업을 하고 있었다. 14∼18단계의 세부 공정을 진행하는 이런 셀들이 오이타 공장에만 25개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연이어 늘어선 각 셀에서 생산돼 나온 콤팩트 및 DSLR 카메라의 모델들이 각기 다르다는 점이었다. 다양한 품종의 정밀제품을 만들어 내기에는 대량양산에 적합한 컨베이어벨트보다 셀 생산 방식이 더 알맞은 셈이다.

특히 제품 주기가 6∼12개월에 불과한 디지털 카메라의 특성에 맞춰 캐논은 셀라인 배치를 수시로 바꿔주고 있다. 공장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에 맞춰 셀라인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면 생산성이 20%가량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제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설비를 자체 생산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영상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이미지 센서를 비롯해 프로세서 등 각종 부품과 생산 장비를 모두 캐논이 자체 생산 하고 있는 것. 부품은 그렇다고 쳐도 설비까지 직접 만드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마쓰다이라 미쓰오 디지털이미지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장은 “어떤 문제는 현장에서만 처리할 수 있다”며 “문제를 발견할 때 즉시 고치려면 생산설비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캐논만의 독자적인 셀라인과 꼼꼼한 생산관리 덕분에 지난해 캐논은 2009년에 비해 80%나 급증한 47억 달러(약 5조292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제조업에서 거두기 쉽지 않은 10.5%의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에 이어 파나소닉과 올림푸스, 소니, 삼성전자 등 후발 업체들이 미러리스(반사경을 없애 크기와 무게를 줄인 DSLR 카메라) 카메라로 거세게 추격하고 있지만 캐논은 8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량화를 강조하는 추세에 힘입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에 캐논 본사도 경각심을 갖고 있었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 시장을 완전히 대체할 순 없겠지만 일부는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신보리 겐이치 카메라사업부장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이제는 콤팩트 카메라와 DSLR 카메라 사이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좋은 성능의 카메라를 더 작게 만드는 소형화의 관점에서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놓지 않고 있는 캐논이 이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카메라업계에선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영상기기 전시회인 ‘포토키나(Photokina) 2010’에서 전 세계 DSLR 시장을 이끌고 있는 캐논과 니콘이 미러리스 제품을 출시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다.

오이타=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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