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자이언츠’ 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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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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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력 中企 4곳… 청와대서 성공비결 소개


창사 이후 35년간 해고와 구조조정이 없었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며 직원들에게는 해외 어학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 가족 치료비도 지원하는 회사.

잘나가는 글로벌기업 이야기가 아니다. 대구에 본사가 있는 절삭공구 전문 중소기업 한국OSG의 모습이다. 정태일 한국OSG 대표는 26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중소기업 대표 112명을 초대해 연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회사의 성공 비결을 인재 육성과 복지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를 비롯해 슈프리마, 엠씨넥스, 메디포스트 등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스몰 자이언츠’ 4개 회사 대표가 이날 성공 비법을 공개했다.

○ 한국OSG

한국OSG는 정태일 사장이 1976년 ‘절삭공구의 국산화’를 목표로 세운 회사다. 직원 2명으로 출발해 지금은 293명을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1985년 일본OSG와의 합작으로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된 이 회사는 그 뒤 일본의 기술력을 빠르게 흡수하며 1991년부터 일본으로 역수출을 시작했다. 2010년 매출은 796억 원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것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가 추구하는 경영철학은 ‘품질의 세계적 기업’이다. 품질 제일주의를 목표로 신기술 개발과 글로벌 인재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방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직원들에게 해외 어학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회사의 경영철학과 관계가 있다.

이 회사는 창립 이후 지금까지 해고와 구조조정이 없었고 정년(만 58세)을 보장하고 있다. 직원 가족 치료비까지 지원하고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나눠 주는 등 대기업에 버금가는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면서 창사 이래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정 사장은 이날 “복지 중에 가장 좋은 복지가 고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엠씨넥스

2004년 창립한 이 회사의 첫 사업 분야는 휴대전화 카메라였다. 하지만 삼성, LG의 협력회사와 일본 도시바, 샤프 등 쟁쟁한 회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 경쟁이 쉽지 않았다. 방향을 틀어서 국내 대기업들보다 먼저 자동차 카메라 시장에 진출해 그 분야에 주력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세계 시장점유율 5위는 과감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시장에서 원하는 요구사항을 맞췄다”며 “제일 작게 만들고 발표 시기를 앞당겨 성공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500만 화소 오토포커스 카메라와 3mm 미만 초소형 카메라를 개발하는 등 카메라 모듈 관련 특허를 15건 확보하고 있다. 2004년 창업한 이후 연평균 65%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지난해 매출 1360억 원을 달성했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8%에 달한다. 정밀 전자부품 시장의 본가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 수출하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에도 수출하고 있다. 2000년 중반 국내 휴대전화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회사가 위기를 맞자 민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는 것을 유일한 돌파구로 보고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게 전화위복이 됐다.

○ 슈프리마

2000년 설립된 슈프리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지문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지문인식 경연대회(FVC)에 2002년 처음 참가해 아시아권 업체들 중 1위를 했고, 43개 팀이 참가한 2004년과 70개 팀이 겨룬 2006년에는 세계 1위에 올랐다. 기술력 하나로 미국, 인도, 중국 등 전 세계 100여 개 나라에 거래처를 확보하고 전체 매출액 가운데 70% 정도를 수출로 벌어들인다. 지난해 매출액은 342억 원이며 영업이익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수익구조가 탄탄하다.

슈프리마의 성공 비결은 고급 기술 인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박사급 직원이 80여 명에 이른다. 박사 직원들이 연구개발뿐 아니라 생산기술 품질관리 영업 해외마케팅까지 다 하고 있다. 이재원 사장은 “고급 기술 인력을 확보했고, 초기 시장 진출에 있어서 해외 진출을 공격적으로 한 게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 메디포스트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은행 국내 시장점유율 1위(43%)인 바이오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제대혈 간엽줄기세포은행을 설립해 제대혈을 본격 연구했다.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서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양윤선 사장은 “황우석 박사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창의적인 연구개발의 힘을 믿고 꾸준히 투자해서 난관을 극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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