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 시설 개선 올해 3900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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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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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대 융자 작년의 3배로 늘려…내달부터 접수


전력수요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정부가 에너지절약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에스코) 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에스코 사업은 기업이 쓰고 있는 시설을 개선해 에너지 절약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부가 연 3%대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술과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등에 에너지 절약 시설을 설치하여 이를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 비용 절감분으로 최소 3년이 지나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정부는 이 사업을 1992년에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1조2922억 원을 지원했으며 지난해에는 128개 업체에 총 1319억 원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경비를 절감한 국내 기업 사례는 많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 있는 동부제철 공장은 에스코 시설에 4억4900만 원을 투자해 연간 2억8100만 원어치의 에너지를 회수하고 있다. 이전에는 공장시설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 열이 그대로 버려졌지만 2009년 폐열보일러를 설치한 뒤부터는 이를 이용해 증기열을 생산할 수 있어 에너지비용을 절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건물은 공기조절 설비를 개선해 연간 2억 원이 넘는 에너지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한 번 데워진 공기를 바깥에 그냥 내보내지 않고 환기시킬 때 이 열을 이용해 찬 공기를 데워 에너지 낭비를 막고, 빈 공간은 센서를 이용해 냉난방을 차단시켜 불필요한 에너지사용을 막게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올해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에 대한 융자자금을 지난해보다 약 두 배(188%) 늘린 39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재정부 관계자는 “특히 최근 계속되는 한파로 전력수급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 사업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다음 달 1일부터 융자신청을 받아 3월 초부터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연평균 22%로 성장하고 중국은 연평균 33%로 급격히 성장하는 데 반해 국내 에스코 사업은 2008년 이후 성장세가 감소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라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감소하면서 시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에스코 사업 시장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등 5개국이 연간 26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내 시장은 2000억 원으로 세계시장의 1.2%에 불과하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에너지절약정책과 최광준 사무관은 “기업에서 금리가 낮은 정책 자금에만 의존하다 보니 민간 투자가 덜 돼 시장이 침체된 게 사실”이라며 “올해부터 각 기업이 에너지 총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가 시행되고, 정부에서도 민간 투자를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를 줄 예정인 만큼 2015년까지 시장 규모를 1조 원대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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