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상승 예상되는 2011 글로벌 증시… 유망 투자처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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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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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원자재 매력’ 러-인도네시아 주목
② 경기회복세 美, 선전할 가능성 커

글로벌 증시의 동반 성장이 예상되는 올 한 해 유망한 해외투자처는 어디일까.

한동안 회자됐던 투자지역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로 대변되는 신흥국이었다. 새해에도 전문가들은 선진국보다는 ‘실질적 성장’이 가능한 신흥국의 호조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선진국의 유동성 정책과 이로 인한 이머징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해진 만큼 신흥국 내에서도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들었던 중국은 긴축 우려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는 전문가들이 많은 반면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은 올해의 유망 지역으로 꼽혔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이머징 대세론’을 뒤집고 부활하는 미국이다.

○ 美-中 맞대결서 미국이 유리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이 경제구조 개선을 위한 긴축 강화에 나서면서 경기 회복을 위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과 맞대결 구도를 펼치게 됐다. 글로벌 증시에서는 긴축 여파보다 완만한 경기 회복세로 증시 상승을 견인할 미국의 입김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긴축을 통해 장기 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 때문에 올해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줄어들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특히 상반기엔 긴축 영향이 불가피하며 2분기 이후에나 중국 증시의 상승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성민 대신증권 컨설팅랩팀장은 “최근 중국이 핫머니 유입을 제한하고 있어 해외자금 유입 측면에서 선진국 경기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홍콩 증시가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금껏 기대치가 낮았던 미국은 선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의 투자매력도를 어느 신흥국보다 높이 사고 있다. 2차 양적완화와 감세정책이 경제 회복으로 이어지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했으며 소매판매,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 지표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2010년 4분기 이익(S&P500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27%, 3분기 대비 1% 증가할 것으로 보여 기업 이익규모만 보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광열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과장은 “경기부양 정책이 민간투자 증가로 이어져 고용창출, 임금증가, 소비증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기업들이 개선된 이익과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투자와 M&A에 나서며 자연스레 주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 원자재 풍부한 신흥국 강세

선진국 각국의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흘러들어 올해도 신흥국 증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겠지만 긴축 부담이 있는 중국과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 브라질은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대신 원자재값 상승 수혜국인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이 유망 국가로 꼽혔다.

러시아는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가 6∼7배 정도로 신흥국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데다 국제유가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금, 구리 등에 비해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원유 가격은 최근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보고 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기부양이 예상되며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높아지는 등 내수경기도 회복세에 있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수출에서 원자재 비중이 높은 국가라는 점에서 유망하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 경기 호조가 예상된다. 김범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집권 2년차 정부가 2014년까지 1400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해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이 안정돼 있고 재정적자, 외채부담은 적으며 외환보유액은 늘고 있어서 해외 투자자에겐 안전하면서도 성장성 높은 투자지역”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카르타지수가 46%가량 오르는 등 과열조짐이 부담이지만, GDP 대비 주가총액이 30% 정도라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과 내수기반이 좋은 데다 지난해 구사한 출구전략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한 걸음 비켜나게 된 인도 역시 긍정적이다.

○ 남들이 기피할 때 선점하라

일부 전문가들은 의외로 눈여겨볼 지역으로 독일처럼 제조업이 강한 우량 국가임에도 유로존 위기로 약세를 띠게 된 유럽 국가들을 꼽았다.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하반기 선진국으로 자금 흐름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최근 해외 직접투자에서는 유로존 위기로 평가절하된 영국, 프랑스 등뿐 아니라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하며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에 대한 투자를 감행하는 경향도 감지된다.

이수연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남유럽 재정위기설이 불거져 나왔던 무렵부터 그리스, 아일랜드 관련 역발상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며 “당장 추천하기엔 극히 조심스럽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지금부터 추이를 주시해야 할 지역”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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