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인기 차종’ 안전도 평가 여진 ‘입 나온’ 수입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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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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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승용차 중 12개 인기모델을 골라 실시한 안전도 평가를 지난달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서 ‘올해의 안전한 차’ 1위에는 기아자동차의 ‘K7’이 뽑혔으며, 현대자동차 ‘쏘나타’와 ‘아반떼’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충돌분야 모든 항목에서 최고등급인 별 5개를 얻고 54점 만점인 종합등급에서 50점 이상을 획득해 ‘올해의 안전한 차’로 뽑힌 차 6개 모델은 공교롭게도 모두 현대·기아차 제품이다. 다른 회사의 차들은 어떤 항목에서 별이 모자라 올해의 안전한 차로 뽑히지 못했을까.

○ 보행자 안전성 대체로 ‘미흡’

지난해 평가를 받은 국산차는 9개 모델로 △GM대우자동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르노삼성자동차 ‘SM3’ ‘SM5’ △현대차 ‘아반떼’ ‘쏘나타’ ‘투싼 ix’ △기아차 ‘K5’ ‘K7’ ‘스포티지R’ 등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렉서스 ‘ES350’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 △아우디 ‘A6’ 등 3개 모델이 평가를 받았다.

이들 차량은 대부분 정면충돌, 부분정면충돌, 측면충돌 점수와 좌석 안전성을 종합한 충돌분야 종합등급에서 1등급을 받았으나 SM3는 유일하게 2등급을 받았다. SM3는 정면충돌 안전성이 별 4개, 좌석안전성이 별 4개로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국토부는 “차 회사들이 에어백을 기본 장착하는 등 안전 향상을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여 충돌 안전성이 전반적으로 우수했다”며 “국산차가 수입차 못지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차량에 받힌 사람의 피해 정도를 평가하는 보행자 안전성에서는 스포티지R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외에 나머지 차들은 모두 별 3개 이하였다. 특히 A6의 경우는 ‘0점’으로 별 1개를 받는 수모를 겪었으며 ES350과 E220 CDI도 별 2개로 전반적으로 수입차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차량 뒷부분의 충격으로부터 탑승자의 목을 보호하는 정도를 평가하는 좌석 안전성에서 준중형인 SM3는 별 4개를 받았으나 중형차 SM5는 별 3개로 오히려 평가가 더 안 좋았다. ES350(별 2개)과 A6(별 3개)도 이 부문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

키 178cm, 몸무게 75kg의 성인 남자 인체모형을 태우고 시속 56km로 콘크리트 고정벽에 정면충돌시킨 뒤 충격량을 측정하는 정면충돌 안전성에서 SM3, E220 CDI, A6는 별 4개로 국산차인 쏘나타나 K5보다 점수가 안 좋았다. 경차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모든 분야에서 별 4, 5개의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빗길 제동거리는 50.7m로 가장 길었다.

○ 수입차 회사들은 ‘억울해’ 푸념

현대·기아차의 6개 차종이 1∼6위를 석권한 데 대해 다른 회사들은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풀모델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A6와 최근 안전기준에 맞춰 나온 신차인 쏘나타나 K5를 같이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보행자 안전성과 같이 비교적 최근에 평가 대상이 된 항목은 브랜드를 떠나서 신차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A6는 12개 모델 중 마른 노면에서의 제동거리가 유일하게 30m대일 정도로 제동력이 우수하다”며 “각종 충돌 평가는 같은 속도로 부딪힐 때를 가정하는데 실제 도로에서는 제동력이 우수한 차가 탑승자와 보행자를 가장 잘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차는 SM3와 SM5의 차체가 단단한 것이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명했다. 르노삼성차 측은 “범퍼가 단단하면 차에 받히는 보행자의 다리 피해가, 차체가 단단하면 정면충돌 때 승객에게 전해지는 충격이 크다”며 “그러나 절대 부서지지 않는 고정벽과 충돌하는 상황은 실제 생활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와는 매우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유럽계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안전평가 기준으로 북미 기준과 유럽 기준을 혼용하면서 프랑스 회사인 르노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르노삼성차 모델이나 유럽 모델에 다소 불리하게 돼 있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국토해양부의 안전 평가시험은 정부의 성능시험대행자로 지정돼 있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가 실시했으며 그동안 평가된 자동차의 자세한 안전도평가 결과는 국토부 자동차정보전산망(www.car.go.kr)에서 볼 수 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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