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 6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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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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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부동산 경매 특징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거래가 끊기면서 침체 분위기가 계속됐다. 8·29부동산활성화대책 이후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회복이 더디다. 이 같은 경기 침체는 경매시장에도 반영됐다. 낙찰가율은 8월까지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 8·29대책 이후 9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14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경매시장에 나온 부동산은 많이 늘었으나, 낙찰가는 큰 폭으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올해 경매시장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수도권에서 경매 물건이 4년 만에 가장 많이 나왔으며 수도권은 거래가 뜸한 반면 지방은 거래가 활발했다”고 말했다.

○ 입찰함에 입찰표 절반도 못 차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79.2%로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의미하므로 낙찰가율이 낮을수록 경매 참가자들이 감정가보다 싼값에 물건을 샀다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응찰자가 대폭 감소했고, 입찰은 여러 차례 유찰된 물건 위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는 경매 참가자들도 보수적인 낙찰가로 입찰에 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매가 열리는 법정의 입찰함은 입찰표가 절반도 못 차는 경우가 잦았다. 예년 같으면 입찰함의 뚜껑에까지 닿을 정도로 입찰표가 많았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강 팀장은 “오랜 경매시장의 추이를 살펴볼 때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80% 선이 붕괴된 시기는 2008년 금융위기, 2004년 몇 개월을 제외하곤 흔치 않다”며 “올해 낙찰 받은 사람에게는 올해가 수익률이 높았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고 말했다.

○ 경매 물건 4년 만에 최대

경기 침체로 경매에 나온 물건도 늘었다. 올해 수도권에서 진행된 아파트 등 전체 경매건수는 8만4000여 건이었다. 2006년 12만5407건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07년 7만1281건 △2008년 6만3412건 △2009년 8만1849건보다 높았다.

2006년 경매건수가 12만 건을 넘었던 것은 금융권의 채권 회수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경매 우편물을 발송한 것만으로도 경매를 진행하도록 한시적으로 ‘송달특례법’이 시행되면서다. 원래 경매 우편물을 수신했음이 확인돼야 경매가 진행되지만 발송만으로도 경매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면서 경매건수가 폭증했던 것이다.

2006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올해 8만4000여 건은 이례적이다. 이는 빚을 내서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이 부동산 경기침체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경매로 넘어간 물건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 감정가 최고는 능동 어린이회관 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경매시장을 비교하면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응찰자 수 등 경매시장의 3대 지표 모두 지방이 더 높았다.

낙찰가율은 수도권은 △서울 81.3% △인천 78.7% △경기 78.1%였지만 △부산 95.8% △대전 90.9% △광주 89.7% △울산 86.4% △대구 84.4%였다.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지방발 훈풍이 불었던 것처럼 경매시장도 지방에서 거래가 더 활발했다.

낙찰률은 경매 진행건수 중에 낙찰된 건수의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산은 1월부터 10월까지 평균 62.2%를 기록했다. 대전, 광주, 대구 지역도 50% 전후로 집계돼 평균적으로 경매 물건의 절반가량은 주인을 찾았다. 하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낙찰률이 30%대에 머물 정도로 거래가 부진했다.

한편 올해 경매 물건 가운데 감정가가 가장 높았던 것은 육영재단 소유의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 터(1만3289m²)였다. 감정가가 1196억100만 원에 달했고 채권자 9명이 4억4400만 원을 청구하기 위해 1월 경매를 진행했다가 채무가 소멸됨에 따라 3월 기각됐다.

아파트 중 감정가가 가장 높은 곳은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243m²로 감정가가 55억 원이었으며 세 번 유찰되고 나서 감정가의 57.4%인 31억5509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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