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본사’인지 아닌지, 공정위 홈피에 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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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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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랜차이즈 창업 가이드

프랜차이즈는 ‘시스템 사업’으로 불릴 정도로 본사의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에 사업성이 달려 있다. 사진은 철저한 매뉴얼로 유명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맥도널드 매장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랜차이즈는 ‘시스템 사업’으로 불릴 정도로 본사의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에 사업성이 달려 있다. 사진은 철저한 매뉴얼로 유명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맥도널드 매장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퇴직자, 주부, 청년실업자 등 초보 창업자가 증가하면서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생계형 창업자’라면 평생의 반려자를 찾듯이 신중하게 프랜차이즈를 선택해야 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성공하려면 ‘업종’보다는 ‘본사’가 선택기준이 돼야 하고, 본사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할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가맹점주에 대한 지원은 충분한지, 직영점 운영 경험은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프랜차이즈의 기본은 시스템화

맥도널드 햄버거의 두께는 44mm. 위아래 빵 두께가 17mm씩, 고기 패티가 10mm다. 입을 벌렸을 때의 너비가 50mm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카운터는 손님들이 불편 없이 지갑을 꺼낼 수 있는 높이인 72cm로 지정돼 있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업체 맥도널드는 이처럼 철저한 매뉴얼로 유명하다. 햄버거 빵과 패티의 두께, 매장 카운터의 높이에서부터 매장 청소 시간, 사용해야 하는 청소도구까지 지정해 놓은 매뉴얼은 전 세계 120개국에서 2만여 점포를 운영하는 맥도널드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맥도널드의 매뉴얼은 프랜차이즈 사업이 ‘시스템 사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가맹본사는 단순히 물류나 상품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점포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경영 노하우를 가맹점에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사업 운영 시스템을 잘 갖춘 가맹본사를 선택하는 것이 기본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살펴보려면 본사 운영 매뉴얼, 제조·배송 매뉴얼, 가맹점 관리·감독 매뉴얼, 가맹점 교육·지원 매뉴얼 등을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물류 시스템도 프랜차이즈 사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물류시스템이 있어야 가맹본사가 유통 상품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고, 향후 가맹점이 확산됐을 때 원활하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실한 프랜차이즈일수록 사업 초기부터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사업을 진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체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라면 더욱 좋다. 본사가 직접 생산한 상품을 공급하면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어 가맹점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이는 가맹점의 수익성과와도 직결된다.

○ 가맹점과의 ‘관계’를 살펴라

가맹점과의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는 ‘먹튀’ 본사도 적지 않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치킨호프집을 운영하다 실패한 김모 씨(53)는 본사를 잘못 골라 낭패를 봤다. 지난해 말 퇴직한 김 씨는 퇴직금 3억 원을 모두 쏟아 부어 창업했지만, 6개월 만에 1억 원을 손해 봤다. 가맹 전에는 모든 것을 다 해줄 듯했지만 막상 계약한 뒤에는 아무런 관리를 받지 못한 탓이었다.

경기 가평군 현리에서 치킨&버거 전문점을 운영하는 신춘식 씨(38)는 본사의 가맹점 관리 차이로 지옥과 천당을 경험했다. 2년 전 3000만 원 남짓한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한 가맹 본사의 말만 믿고 창업했다가 1년 동안 적자만 냈다. 신 씨는 “본사가 물류배송, 신제품 개발, 슈퍼바이저 파견 등 가맹점에 필요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실패를 경험하고 1년 만에 ‘맘스터치’로 본사 브랜드를 바꿨다”고 말했다.

가맹점 관리에 소홀한 본사는 경계 대상 1호다. 초보자가 가맹점 창업을 하는 이유는 본사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를 살펴보려면 기존 가맹점들을 직접 방문해 점주들의 조언을 들어보는 것이 최선이다. 가맹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최소 5곳 이상의 가맹점을 방문해 점포 수익이나 가맹점 지원체계 등 가맹점주의 평가를 직접 들어야 한다.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분쟁 건수, 가맹점의 폐점 비율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 정보공개서로 본사 옥석 가리기

초보 창업자가 가맹본사의 실상을 파악해 옥석을 가려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실체를 파악하는 첫걸음은 정보공개서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 2008년 8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제공 및 가맹계약서의 사전 제공’을 의무화하면서 창업자들은 계약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가맹본사들을 비교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의 인터넷 홈페이지(franchise.ftc.go.kr)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정보공개서를 통해 본사의 재무 상황. 매출액은 물론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부채비율 등을 따져 재무건전성이 높은 가맹본사를 골라야 한다. 가맹본사가 실제로 영업지역을 독점적·배타적으로 보장하는지, 단순히 영업지역 설정만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배달 업종의 경우 영업지역 보장은 수익성과 직결될뿐더러 영업권 분쟁 소지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가맹거래사 등 객관적이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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