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번엔 저가형 선점 경쟁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최근 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아이폰4와 갤럭시S 등 고가(高價)의 프리미엄 제품 위주였던 국내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트렌드에 민감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스마트폰 사용자층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보기술(IT) 업계에선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가 중국이나 인도처럼 잠재수요에 비해 아직 구매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신흥국 시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 IT 업계 “누구나 쓰도록 만들겠다”

소니에릭손 ‘엑스페리아 X10 미니’
소니에릭손 ‘엑스페리아 X10 미니’
소니에릭손은 50만 원대의 저가 스마트폰인 신제품 ‘엑스페리아 X10 미니’를 3일 국내에 내놓기에 앞서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하는 등 10대의 구매 행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에 따라 소니에릭손은 한국 판매 제품에만 씨엔블루 등 10대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사진을 배경화면 등에 집어넣고, 대학수학능력시험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음악과 동영상을 더 많이 즐기기 위해 외장메모리의 용량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반영해 8GB(기가바이트) 외장메모리를 함께 지급하기로 했다.

소니에릭손 관계자는 “아이폰4나 갤럭시S 등은 가격이 비싸 10대∼20대 초반 소비자들이 구매하기에는 버겁다”며 “이에 따라 가격을 50만 원대로 확 낮추면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스마트폰을 따로 출시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수능 동영상은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들의 특성상 이들을 대신해 구매결정권을 갖는 학부모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라는 것.

LG전자 ‘옵티머스원’
LG전자 ‘옵티머스원’
그동안 갤럭시S의 인기몰이로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를 미뤄 왔던 삼성전자도 올해 말 자체 운영체제(OS)인 바다를 적용한 ‘웨이브2’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웨이브2는 3.7인치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를 적용해 4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아몰레드) 패널을 넣은 갤럭시S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LG전자 역시 지난달 4일 60만 원대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원’을 출시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제품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1GHz 속도의 프로세서를 사용한 아이폰4나 갤럭시S와 달리 이보다 한 단계 아래인 600MHz 부품을 사용했다. 또 화면 크기도 3.2인치로 아이폰4(3.5인치)나 갤럭시S(4인치)보다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갤럭시S보다 최신인 안드로이드 2.2버전(프로요)을 적용하고, 터치감이나 반응속도 등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빠지지 않아 출시 3주 만에 20만 대가 넘게 팔렸다.

○ 신흥시장에도 스마트폰 열풍을

삼성전자 ‘웨이브2’
삼성전자 ‘웨이브2’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스마트폰 열풍을 신흥 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구글은 인도 제조업체들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한 150달러짜리 저가 스마트폰을 현지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인도 시장은 평균 구매력이 낮지만 총 12억 명의 인구 중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가 6억7000만 명에 이른다. 게다가 올 들어 매달 1800만 명이 새로 서비스에 가입하는 등 성장 속도도 빠르다.

그동안 구글과 대만의 HTC 등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인도 시장에 잇달아 내놨지만 가격이 400달러를 넘어 50달러 안팎의 저렴한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에 밀렸다. 이에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 경험이 없는 마이크로맥스 인포매틱스 등 인도 토종업체들에 OS는 물론이고 개발자금을 지원해 생산비용을 낮추기로 했다. 구글은 원가 혁신을 통해 스마트폰의 가격을 100달러까지 낮출 방침이다. 이런 구글의 노력에 힘입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올해 17.7%에서 2014년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통신 장비업체 화웨이(華爲)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150달러짜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지난달 내놓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보급형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저렴하면서 성능도 좋은 저가 스마트폰이 전 세계 피처폰 시장을 조금씩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