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기업, 고객만족도 10차례 넘게 ‘영광의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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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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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만족도 조사 19년째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Kore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 조사가 올해로 19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많은 기업이 산업 분야별 1등의 영예를 안았지만 그중에서도 30개 기업(35개 산업)은 무려 10번 이상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역대 조사에서 1위 자리에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현대자동차였다. 일반승용차 부문에서 17회나 1위를 차지한 것. 종합레저시설 부문의 삼성에버랜드(16회)가 간발의 차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이동전화기 부문의 삼성전자, 자동차보험 부문의 삼성화재, 종합병원 부문의 삼성서울병원 등 삼성 계열사와 세탁세제 부문의 CJ라이온, 대형서점 부문의 교보문고 등이 14회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군별로는 △소비재에서 CJ라이온과 금강제화(역대 14회 1위) △내구재에서 현대자동차 △서비스업에서 삼성에버랜드가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이동전화기, 텔레비전, 노트북PC, 데스크톱PC 등 4개 산업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했다.

10회 이상 1위로 선정된 35개 산업 중에는 소비재(11개)와 내구재(12개) 등 제조업이 23개를 차지했다. 서비스업은 일반행정서비스를 포함해 12개에 그쳤다. KMAC에 따르면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업은 소비자의 만족도와 재구매 의향 사이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KCSI에서 오랜 기간 1위를 기록한 기업은 1위를 하지 못한 기업에 비해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주가가 훨씬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오랜 기간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 온 기업들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었다. 먼저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고객서비스 리더십이다. 고객만족경영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관심과 참여는 서비스 정신이 조직 내에 뿌리내리게 하고, 장기적으로 기업의 체질을 변화시킨다.

두 번째 특징은 표준화된 고객서비스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한발 앞선 고객서비스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한 기업들은 고객의 요구를 따라가지 않고 고객과 마주치는 현장에서 먼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소리(VOC)에 집중하고, 이를 경영활동 전반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소셜 미디어가 급증함에 따라 VOC는 고객의 수요를 발굴하고, 신상품 개발로 이어지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 지난 10년간 비교해보니… 승용차 - 초고속인터넷 등 만족도 ‘껑충’ ▼

급변하는 산업계에서 지난 10년간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준 산업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2000년과 2010년의 KCSI를 비교해 보면 국내 산업의 부침과 경향을 읽을 수 있다.

내구재 가운데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아진 산업은 승용차였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혜택과 노후차 세제 혜택이 시행되면서 승용차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각사가 경쟁적으로 신차를 발표하면서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어 피아노와 침대, 부엌가구 등 비(非)가전산업의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다. 참살이 열풍과 프리미엄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여성내의, 여성기초화장품, 샴푸산업의 만족도도 크게 올랐다. 예나 지금이나 꾸준히 사랑을 받는 산업은 텔레비전,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과 우유, 맥주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업에서는 고속버스, 초고속인터넷, 자동차보험, 편의점, 대형마트 순으로 만족도 상승률이 높았다. 초고속인터넷은 통신업계가 유무선 통합에 의해 3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고객만족도 경쟁이 치열한 시장. 편의점도 ‘생활용품 구매처’를 넘어 공과금 납부, 휴대전화 충전, 현금인출 같은 ‘서비스 제공처’로 업그레이드됐다. 10년 전 서비스업 만족도 2위를 기록했던 아파트는 최근 몰아친 가격 하락세의 여파로 만족도 순위가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공공서비스는 2000년에 고객만족도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상승 폭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상수도, 교육, 치안행정 서비스는 만족도가 배 이상 높아졌다. 우편서비스는 10년 동안 공공부문에서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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