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고속전기차 ‘블루온’ 타보니

동아일보 입력 2010-09-15 03:00수정 2010-09-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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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차보다 성능 - 주행감 탁월
싼 연료비 감안해도 차값 비싸 ‘흠’
현대자동차는 14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국내 첫 고속전기자동차인 ‘블루온’의 언론공개 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블루온을 충전하는 모습.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너무 잘 만들어서…, 보통 사람들한테 팔려고 만든 차가 아닌 것 같다?’

14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자동차가 언론에 공개한 한국 최초의 고속전기자동차 ‘블루온’을 타 본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하라면 위와 같이 표현해야 할 것 같다. 블루온을 타 본 상당수 기자가 “차는 참 좋은데, 정부 부처 외에 수요가 있을까 싶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 BMW ‘미니E’보다 주행감 좋아

현대차가 9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앞에서 자신 있게 선보인 차답게 양산차로서 블루온의 완성도는 빼어났고, 동력 성능은 오히려 같은 크기인 휘발유 경차를 능가했다. 남양연구소의 시험장 주행 코스 길이가 1km 정도여서 제원표에 나오는 대로 과연 최고 속도 130km를 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가속페달을 깊이 밟고 출발하자 코스의 60% 정도 되는 지점에서 시속 121km가 나왔다. 성인 남자 4명을 태우고 에어컨을 작동시킨 상태에서 25%의 경사를 오르내리는 것도 가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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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감이나 편의장치는 최근 국내업체들이 내놓은 저속 전기차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었고 BMW그룹이 전 세계에서 600여 대를 시범 운행하는 고속 전기차 ‘미니E’와 비교해도 한 수 위였다. 미니E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급격히 떨어져 흡사 놀이공원의 전기차를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블루온은 전동식 유압부스터를 이용한 덕분에 가·감속이 내연기관 차량처럼 부드러웠다. 트렁크를 배터리로 거의 다 채운 미니E와 달리 블루온은 배터리를 차체 아래에 배치해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고,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도 더 고급스러웠다.

엔진이 없고 모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일반 경차보다 훨씬 조용했으며 저속에서 가상의 엔진음을 일부러 내게 한 것은 미끄러지듯이 ‘스르륵’ 출발하는 전기차 특유의 위화감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었다.

○ “10년 지나도 본전 못 뽑는다?”

반면 가격과 충전 문제에서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대목이 많았다. 현대차 측은 블루온의 판매가격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만 밝혔으나 동급 휘발유 차보다 최대 4000만 원가량 비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차액의 절반인 2000만 원을 구매보조금으로 지원하더라도 경차 성능과 크기의 차를 3000만 원대에 사야 하는 셈이다. 현대차 측은 심야 전기로 충전하고 연간 1만 km를 달릴 경우 블루온을 사용하면 휘발유 경차보다 연료비를 1년에 92만여 원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기준으로 계산하면 초기 비용을 뽑는 데 10년이 넘게 걸린다는 계산이다.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최대 거리도 140km에 불과해 도시 밖으로 나가는 것은 부담스럽다.

충전도 고속과 완속 두 가지 방식이 모두 생각만큼 편해 보이지 않았다. 고속충전은 충전시설이 따로 설치돼 있어야 한다. 완속 충전에 대해 홍존희 현대차 전기차개발실장은 “가정용 콘센트에 차를 바로 연결하는 게 가능하지만 전력 소모량이 많아 다른 가전제품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누진제 때문에 요금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한국전력에서 별도 라인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말까지 전기차 양산 목표를 모두 2500대로 적게 잡았으며, 이 중 블루온은 500대 정도, 기아차가 내년 말 내놓을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2000대 정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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