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셀러들 “글로벌 오픈마켓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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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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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포화”… 이베이 통한 온라인수출 급증
옥션, 글로벌셀러 양성 교육… 작년 500억 팔아

“키프로스에서 주문이 왔습니다.”

파워셀러인 최기남 씨(37)는 글로벌 오픈마켓인 이베이를 통해 전 세계 80여 개 국가에 디지털 제품 액세서리를 판다. 상품 설명 및 고객 응대를 영어로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상품을 취급하기보다는 10개 품목 이내로 한정했다. 이베이 판매를 시작한 2008년 말에는 월 매출액이 3000달러(약 350만 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1년 매출이 3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그는 “한류가 유행하는 지역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기대 이상”이라면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개인 판매자들이 글로벌 오픈마켓을 통한 ‘온라인 수출’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미 경쟁자들이 넘쳐나는 ‘레드오션’인 국내 온라인 시장을 넘어 세계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오픈마켓인 이베이는 39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이용자는 200여 개국에 약 2억 명으로 추산된다. 해외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만 있으면 누구나 판매자로 등록할 수 있다.

해외 오픈마켓을 통한 판매는 △주문자가 상품 값과 배송비를 결제한 뒤 제품을 보내주는 방식이라 대금 회수가 빠르고 △국제 배송 기간이 15∼20일로 여유가 있어 국내 시장에 비해 재고 부담이 덜하며 △국내 시즌상품을 연중 해외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옥션은 2009년 초부터 시작한 ‘이베이 해외수출 지원시스템’을 통해 국내 판매자들의 온라인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옥션은 ‘글로벌 셀러’를 양성하기 위해 월 3회 이상 설명회와 5회 이상 교육을 한다. 교육생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0∼12월 589명이 교육을 받은 이래 올해 1∼3월 1120명, 4∼6월 1740명이 수강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약 500억 원 규모의 수출이 이뤄졌으며 올해는 10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판매 시스템과 언어, 국가별 인기 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 판매자가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성공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해 이베이에서 옷걸이, 미니 재봉틀, 가방 등 10억 원어치를 수출한 전대병 씨(37)는 “철저한 상품 분석은 기본이고 주문과 고객 관리를 치밀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두 달에 보름 정도 아이템 분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며, 신제품 등록 후 고객에게 e메일로 공지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판매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언어 문제로 고객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해 판매자 계정을 정지당하거나 ‘짝퉁’ 제품을 팔다 걸려 수천만 원을 환불해준 사례, 배송 기간이 길어지거나 주소 미확인으로 반송돼 고객들의 항의를 받는 일, 물건을 수령해놓고 받지 못했다는 이들의 환불 요구 등이다. 오픈마켓의 특성상 소비자가 남긴 부정적인 평가가 타격이 크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손실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옥션 관계자는 “초보 판매자가 과도하게 많은 상품을 등록하거나 한 판매자가 여러 계정을 만들어 운영할 경우 판매 정지를 당할 수 있다”면서 “아이템 선정 포인트를 가격경쟁력에 맞출지 상품의 특색이나 품질에 맞출지 결정한 뒤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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