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크루즈 관광 中부자를 백화점 고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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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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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만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성을 지칭하는 영어 단어 ‘우먼(Woman)’이 아니라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장인 전우만 부사장의 이름을 딴 신조어라고 합니다. 전 부사장이 점장으로 부임하는 지점마다 매출이 크게 오르기 때문에 생긴 단어입니다. 신세계 경기점장, 강남점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 센텀시티점으로 옮긴 전 부사장은 소비층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탁월한 안목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가 최근 새로운 마케팅 시도를 했습니다. 중국 상하이(上海)를 출발해 일본, 부산 등을 거치는 크루즈선 ‘코스타크루즈’와 연계해 센텀시티점을 부산 관광 코스에 추가한 것입니다. 크루즈 마케팅은 선객의 대부분인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포석입니다. 1일부터 정부가 중국인 관광객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한 것과 발을 맞춘 셈입니다. 씀씀이가 큰 중국인 관광객은 이미 유통업계에서는 ‘큰손’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실제로 이달 4일 첫 백화점 방문에서 이들은 평균 두 시간을 머물며 1인당 120만 원어치의 물건을 샀습니다. 전 부사장은 이 크루즈선을 통해서만 올해 2000명의 중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늘어난 중국 관광객과 씀씀이는 숫자로 입증됩니다. 롯데백화점 부산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최대 신용카드인 ‘중국은행연합회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의 2배가 넘습니다.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은 중국어 통역 서비스 및 중국어 안내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1∼3월) 일본 관광객과 중국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3 대 7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北京), 광저우(廣州) 등의 200개 여행사에 자사 홍보책자를 비치했습니다.

이처럼 해외의 ‘큰손’ 고객이 늘어나는 점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다만 이번 기회가 ‘일회성 호기’에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재작년 ‘환율 효과’로 급증했던 일본 쇼핑객이 최근 주춤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유통업계가 서비스와 품질 수준을 더욱 높여 이번 기회를 살려 나간다면 한국이 ‘아시아의 쇼핑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주성원 산업부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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