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firm&Biz]국경없는 경제전쟁 시대… 최고의 협력자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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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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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세종은 세계적 금융·법률잡지 ‘IFLR’가 수여하는 ‘2008년 아시아 증권발행 딜 상’을 수상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세계적 금융·법률잡지 ‘IFLR’가 수여하는 ‘2008년 아시아 증권발행 딜 상’을 수상했다.
분야별 우수 로펌

법률시장의 빗장이 서서히 열리면서 한국 로펌과 외국의 거대 로펌 간에 정면승부의 날도 머지않았다. 동아일보는 본격적인 시장 개방에 앞서 국내 로펌들이 어떠한 강점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봤다.

본보가 실시한 50대 주요 대기업 로펌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와 사건 수행 실적, 수상 실적, 시장의 평판 등을 고려해 분야별로 우수한 로펌을 소개한다.》
■ 금융·증권 분야

세종, 올해 1분기 기업공개 법률자문 세계 4위 ‘자랑’


2월 말 삼성생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대한 총괄 법률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세종의 변호사 7명은 밤을 꼬박 새우며 국내외 논문과 세미나 자료, 연구보고서 등에 매달렸다. 국내 최대 규모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던 삼성생명을 상대로 유배당보험 가입자 2800여 명이 집단 소송을 냈기 때문. 이들은 “삼성생명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 계약자에게 한 푼도 배당하지 않았다”며 “배당금 10조 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소송이 일어나면 자칫 상장 자체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자문팀 내에 돌았다. 세종은 급히 소송 전문 변호사 2명을 보강하는 한편 해외 연구자료와 판례, 논문 등을 찾기 시작했다. 며칠 밤을 꼬박 새운 끝에 이들은 “보험계약자들 주장의 근거가 희박하며 청구금액도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는 의견을 증권거래소에 냈다. 결국 삼성생명은 상장심사를 무사히 통과해 5월 상장에 성공했다.

세종은 대기업 설문조사와 국내외 실적 등을 감안할 때 금융 분야에서 강자로 꼽힌다. 증권거래법 박사 학위를 받은 신영무 대표변호사가 1982년 창립한 뒤로 세종은 기업법무 국제거래 금융·증권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기업공개(IPO) 분야에서 세종은 독보적이다. 5월 상장된 삼성생명을 비롯해 동양생명, 진로, 대한생명 등 유명 기업의 IPO에 모두 참여했다. 세종은 블룸버그 집계 결과(6월21일 현재) 올해 상반기(1∼6월) 모두 12건, 거래 금액으로 33억9200만 달러 가량의 IPO에 참여해 IPO 법률자문 분야에서 전 세계 로펌 중 4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1위에 올랐다.

광장은 금융·파이낸스(60명)와 증권·자본시장(30명)으로 나뉜 두 팀이 금융 분야 법률자문과 소송을 이끌고 있다. 특히 선박금융, 항공기금융, 사회간접자본(SOC)금융 등 전문영역을 세분한 것이 강점이다. △부산신항만프로젝트 건설을 위한 SOC금융 △OB맥주 인수금융 △오성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파이낸싱 △강남순환도로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의 자문을 맡았다.

율촌은 금융에 특화된 변호사들의 전문성에 금융감독원 등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들의 조언, 정부부처와 회계법인 등에서 쌓은 회계사와 세무사들의 풍부한 경험이 쌓여 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쇼핑의 런던 및 한국 증권거래소의 동시 상장을 도왔고 △SK텔레콤의 해외 교환사채 발행 △지마켓(GMarket)의 미국 나스닥 상장 △신한은행의 호주 캥거루 본드 발행 등에 자문을 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광장, 법률자문 압도적 우위… 평가기관들 최고로 손꼽아


■ 기업 M&A 분야


법무법인 광장 인수합병(M&A)팀이 한 법률 정보 업체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M&A 법률자문 노하우 등을 소개하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 인수합병(M&A)팀이 한 법률 정보 업체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M&A 법률자문 노하우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비약적 성장과 발맞춰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한 법률자문은 로펌의 사업 분야 중 핵심으로 떠올랐다. M&A는 조(兆) 단위 거래가 많고 로펌이 받는 수임료와 성공보수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른다.

법무법인 광장은 M&A 법률자문 시장을 선도하는 로펌으로 꼽힌다. 제일은행 매각과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LG와 현대그룹의 반도체사업 빅딜 등 최근 30여 년간 국내에서 진행된 굵직한 M&A 거래에는 어김없이 광장이 법률 조언을 맡았다. 인수가격이 6조∼7조 원대로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였던 대우조선해양 매각에도 산업은행 측 자문을 맡았다. 국내 재벌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그룹을 비롯해 SK그룹, GS그룹 등 주요 그룹의 지주회사 설립과 전환업무를 도왔다.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광장은 ‘아시아 로(Asia Law)’ 등 국제적인 평가기관으로부터 M&A 분야 최상위 로펌으로 선정됐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지난해 초 인수합병 이후 두드러진 약진을 보였다. 대륙아주는 올 들어 가장 큰 M&A로 꼽히는 3조6000억 원 규모의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자문을 수행해 올 2분기에만 4조2000억 원의 M&A 관련 법률자문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1조2000억 원 규모의 한국철도공사의 인천공항철도 인수 관련 자문을 맡은 대륙아주는 LIG홀딩스의 한보건설 인수, 현대중공업의 현대종합상사 인수 등 대형 M&A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륙아주는 합병 이후 M&A와 금융, 도산 등에서 강점을 보였던 두 로펌의 장점이 결합하면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법무법인 세종은 금융기관 M&A에서 독보적이다.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간 합병을 비롯해 2002년 서울은행과 하나은행 간 합병, 2003년 신한금융지주의 조흥은행 인수 등 최초 또는 최고가라는 기록을 갖는 대형 금융기관 M&A의 법률자문을 도맡아 처리했다. 이 때문에 한때 업계에서는 “금융기관 M&A는 세종을 거쳐야 한다”는 말까지 돌았다.

법무법인 율촌도 M&A 법률자문 분야의 숨은 강자로 평가받는다. 율촌은 지난해 KTF와 KT의 흡수 합병 프로젝트에서 KTF측 법률 자문을 대리했다. 이를 기반으로 율촌은 지난해 실적조사에서 변호사 1인당 M&A 자문금액이 490억 원으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블룸버그가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 M&A 자문 실적을 조사한 결과 자문액수 기준으로 △김앤장(38건· 59억4600만 달러) △세종(14건· 30억1700만 달러) △율촌(3건·11억9900만 달러) △광장(10건·6억9700만 달러) 순이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율촌, 다양한 분야 조세 전문가들 모여 ‘드림팀’ 구성

■ 조세·공정거래 분야


소순무 한국세법학회장(그룹장·오른쪽) 등 40여명의 국내 최고 조세 전문가들이 모인 법무법인 율촌 텍스그룹의 회의 모습.
소순무 한국세법학회장(그룹장·오른쪽) 등 40여명의 국내 최고 조세 전문가들이 모인 법무법인 율촌 텍스그룹의 회의 모습.
교보생명은 2004년 상장을 전제로 자산 재평가를 실시했으나 부득이하게 상장이 지연되면서 천문학적인 법인세와 가산세를 물게 됐다. 법무법인 율촌은 당시 소송을 통해 교보생명이 가산세 약 1300억 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승소를 이끌어냈다. 이는 당시 정부 방침으로 자산재평가를 했으나 외부 사정 때문에 상장을 하지 못해 1조 원대의 법인세를 추징당한 생보사들에 대한 무리한 법률 해석에 제동을 건 사건으로 평가된다.

국내 50개 대기업 법무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조세, 공정거래 분야에서는 율촌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제치고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율촌의 조세 분야 경쟁력은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드림팀’에서 나온다. 율촌의 조세그룹은 1979년부터 조세 관련 분쟁에서 경험을 쌓은 우창록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대법원 조세전담 재판연구관, 회계법인, 국세청, 기획재정부 출신 등 다양한 조세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윤세리 변호사는 “오랜 기간 조세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가 많아 조세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율촌은 공정거래 분야에서도 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처리해 주목을 받았다. E1, SK가스 등 국내 6개 LPG 공급회사가 판매가격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상정된 사건에서 GS칼텍스를 대리해 과징금을 대폭 줄이고 형사고발도 면하게 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법무법인 광장의 조세관세팀도 국내외 의뢰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 AIG가 운영하는 미국의 펀드가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을 경유해 한국에 투자하는 바람에 조세조약상 혜택을 박탈당하자 광장에 도움을 요청했다. 광장은 펀드 투자자에 관한 서류를 세밀히 분석하고 과세 관청과 협의해 경정청구를 통한 세금 환급을 이끌어냈다. 광장 이미현 변호사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한국의 조세 실무가 매우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확신을 준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임승순 변호사가 이끄는 법무법인 화우 조세팀도 아시아나항공이 해외업체로부터 항공기 운영리스와 관련된 취득세와 농특세 부과처분 취소사건 등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조세 소송을 대리했다. 화우는 지난해 9월 김창환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고문으로 영입해 조세 자문서비스를 강화했다. 화우 조세팀 전오영 변호사는 “조세법률 서비스는 산업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법률 수요가 요구되는 분야”라며 “관련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전문가를 영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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