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청사, 공짜로 에너지절감 건물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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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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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문기업서 ‘에스코 사업’으로 공사비 부담
투자액 대비 3.8배 절감효과… 5년이면 비용 회수

냉난방 효율이 떨어지는 정부과천청사가 리모델링된다. 창문을 이중창으로 고치고 옥상에는 정원을 만들어 건물 전체를 단열한다. 또 유지비용이 저렴한 지역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를 위해 정부가 추가로 지출하는 비용은 없다.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에스코)이 리모델링 공사에 필요한 비용을 투자하고, 에너지 절감액으로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일모직은 전남 여수공장에 폐열 보일러 및 증기 재압축 장치를 설치했다. 공장 굴뚝을 통해 나가는 증기 열을 다른 공정의 열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설치하는 데 27억 원이 들었지만 연간 24억 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사업에도 에스코인 삼성에버랜드가 참여했다.

에너지 절약이 기업의 당면 과제로 떠오르면서 에스코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이나 건물 등 에너지 사용자는 이 사업을 통해 별도 투자 없이 시설을 개선하고 비용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01년 751억 원에 불과했던 에스코 시장 규모가 올해 2.6배로 늘어난 195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적으로는 16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잠재 시장 규모는 미국 일본 중국 영국 한국 등 5개국에서만 연간 260조 원에 이를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에스코 사업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투자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1993년 이후 1조2922억 원의 자금을 융자 형식으로 지원했는데 이를 통해 연간 약 4954억 원(190만700TOE·석유환산톤)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사업에 1억 원을 지원하면 매년 3800만 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나고 교체된 시설의 내구연한을 10년으로 볼 때 투자금액 대비 3.8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부터 온실가스 목표관리제가 본격 시행되면 에스코 산업의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에너지 사용자가 ‘도덕적’인 측면에서 에너지 절감에 나섰다면 앞으로는 ‘강제적’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 5월부터는 300채 이상의 공동주택에 대해 전기요금과 난방비 등 에너지소비량을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하고 있는 것도 에스코의 사업 기회 발굴에 유용하다. 정부는 에너지 사용요금을 절약해도 별다른 이익이 없는 건물주나 관리자 대신 사용 요금에 민감한 주민연합회나 부녀회 등을 대상으로 에스코 사업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에스코 사업은 이익을 정해 놓고 시작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뛰어나고, 에너지 사용자는 별다른 투자 없이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며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등으로 에스코 사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에스코 사업이란:


기술과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에너지 사용자를 대신해 에너지절약 전문기업(ESCO·Energy Service Company)이 에너지 사용시설 개선에 투자한 뒤 절감되는 에너지 비용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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