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 해외펀드 정리… 국내펀드-中원자재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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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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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재설계
변동성 작고 안정적인 역외 뮤추얼에도 관심

올해 들어 국내 설정 해외펀드의 비과세 혜택 종료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가 많다.

2007년 6월 1일 시작한 해외펀드 비과세는 자산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미쳤다. 그 전에는 투자자들이 주로 재간접펀드(펀드 오브 펀드)나 해외 통화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로 해외투자를 했다. 하지만 국내설정 해외펀드의 비과세 제도가 시행되자 세금 면제에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와 판매수수료 수익을 얻으려는 판매사의 이해가 일치하면서 해외펀드로 자금이 물밀 듯이 몰렸다.

당시는 국내 시장에 달러가 넘쳐 원화가 과도하게 강세(원-달러 환율은 하락)를 보이던 때라 당국이 달러 유출을 위한 정책을 총동원하던 때다. 해외펀드의 비과세도 ‘달러 퍼내기 정책’의 하나였다. 그 덕분에 시행 초기 온갖 지역 펀드, 글로벌 펀드, 개별 국가 펀드 등 새로 선보이는 펀드마다 자금이 몰려들었고 펀드 개수도 지나치게 늘어났다. 당시 설정된 신생 펀드의 대부분은 위탁운용을 했으며 제대로 검증도 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졌고 ‘남이 가니 나도 간다’는 ‘묻지마’식 투자자는 대부분 큰 손실을 보게 됐다.

해외펀드도 중국 등 신흥(이머징)시장 위주로 집중된 데다 시장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보니 후유증은 엄청났다. 또 국내펀드처럼 자산을 직접 운용하지 못하고 제3의 기관에 맡기는 구조여서 관리도 제대로 안 됐다. 시장이 회복하는데도 해외펀드가 유독 손실을 만회하지 못한 이유였다. 반면 상당수 국내펀드는 원금 수준을 회복했다.

올 들어 자산가들은 회복 가망성이 작은 해외펀드는 과감히 정리해 국내펀드나 중국 원자재 시장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한편으로는 역외 뮤추얼펀드를 다시 살펴보는 자산가도 많다. 역외펀드는 같은 해외펀드이지만 기존의 국내설정 해외펀드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기준통화가 원화가 아니라 달러, 엔, 유로 등 외화이다. 또 운용회사들이 평균 20년 이상의 운용 경험을 보유했으며 평균수익률이 검증된 대형 펀드이다. 비과세 혜택은 없으나 매년 결산이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종합과세 해당자라도 본인의 상황에 따라 분할환매를 통해 과세부분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투자지역이 특정섹터나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글로벌로 운용되기 때문에 변동성이 작고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역외펀드는 신규 가입이나 해지 때 보통 ‘주문일+1일’로 기준가가 적용된다. 기존 국내 설정 해외펀드보다 안정적이다. 브릭스(BRICs) 펀드 등 기존 해외펀드는 환매 신청 후 기준가 적용까지 3, 4일이 걸리기 때문에 급격한 하락장에서는 환매 금액이 큰 차이를 보여 투자자의 원성을 샀다.

앞으로 외화가 필요한 수요자나 외화를 보유하면서 투자를 통해 수익과 환차익을 추구하는 자산가라면 자산과 세금을 효과적으로 분산할 수 있는 역외펀드 투자를 검토할 만하다.

박동규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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