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화면 광고 많으면 좋지만 적어야 접속 빠른데… 포털 딜레마 푼 ‘트리즈’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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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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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포스코 적극 도입
시간-공간분리 획기적 방법론
식스시그마 대안으로 부상

광고로 먹고사는 인터넷 포털은 사이트 첫 화면에 광고가 많아야 좋다. 하지만 광고가 많으면 접속이 느려진다. ‘광고가 많으면서 동시에 적어야 한다’는 모순이 발생한 것. 어떻게 풀어야 할까. 식스시그마를 적용하면 광고 개수를 최적화하는 게 옳다.

그런데 광고를 처음부터 보여주지 말고 나중에 보여주면 어떨까. 구글이 바로 이 생각을 응용했다. 구글의 메인 페이지에는 단순한 검색창밖에 없다. 하지만 검색어를 치면 다음 페이지에 여러 개의 광고가 뜬다. ‘시간을 분리한다’ 원칙을 이용해 누리꾼의 요구와 경영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생각해 보면 단순하지만 생각해내기까지 오래 걸리는 해결 방식의 핵심은 창의성이다. 한데 지금까지 창의성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해도 어떻게 하면 창의적이 되는지 제시해주지 못했다. ‘트리즈’라는 방법론은 ‘창의성’이 아니라 ‘창의적 생각을 하는 방법’을 강조한다.

요새 산업계에선 트리즈가 입소문을 타고 조용히 인기를 얻고 있다. 트리즈 컨설팅 회사인 젠3(GEN3)파트너스의 김효준 소장은 “올 한 해 동안 트리즈 교육을 받거나 문제해결 컨설팅을 의뢰한 회사가 25개사에 달한다”며 “10년 동안 한참 유행했던 식스시그마의 대안으로 트리즈가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10월 임원, 파트너사 사장 등 1100명을 모아놓고 트리즈 컨설턴트의 강의를 듣게 했다. 이 회사는 3년간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트리즈 교육을 시킨 데 이어 내년부터 전사적인 임직원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00년대 초반부터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등 전자 계열사 위주로 트리즈를 교육하다 최근에는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물산 등으로 대상을 넓히고 있다. 트리즈를 이용한 혁신활동 사례 발표도 매년 실시한다.

트리즈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한 제품도 다수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트리즈 3번인 ‘전부 똑같이 할 필요는 없다’를 응용해 발광다이오드(LED) 소자의 상부 구조를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좁게 만들어 빛 발생 효율을 높였다.

하지만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론으로 각광받는 트리즈도 한계는 있다. 공학에 기반한 특허를 분석해 만들었으므로 서비스업까지 적용하려면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트리즈, 식스시그마
트리즈는 200만 건의 특허를 분석해 문제해결에 사용된 공통 원리를 뽑아낸 것이다.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방법론을 제공한 것이 특징. 반면 식스시그마는 ‘최적화’를 중심으로 하는 품질혁신방법론이다. 트리즈는 ‘최적화’로 풀리지 않는 문제는 ‘시각을 달리해 보자’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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