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만큼 다양한 ‘타이어의 세계’… 각국 선호도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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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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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운전자들 승차감-소음 민감
북미 - 장거리 운전 탓 내구성 중시
유럽 - 안정성 따지고 연비도 고려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자동차 수요가 크게 줄면서 타이어업계는 신흥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타이어업계는 국가마다 천차만별인 도로 사정이나 소비성향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신시장 개척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아프리카와 중동 등 기존의 수출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시장조사와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진영 한국타이어 상품기획팀장은 “세계 각 지역이 기후나 도로여건, 자동차 문화 등이 모두 달라 이에 알맞은 타이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이스라엘과 동남아 시장 등 틈새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다. 국내 타이어업체들이 파악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타이어 선호도를 비교해 봤다.

○ 한국은 승차감, 미국은 내구성

도로 사정이 선진국보다 열악한 국내 소비자들은 타이어를 선택할 때 승차감과 소음을 가장 많이 따진다. 일본이나 유럽 소비자들이 연료소비효율(연비)과 안정성을 많이 챙기는 것과 비교가 된다. 이 때문에 국내용 타이어는 트레드 패턴(접지면의 돌기)의 표면을 스펀지처럼 잘게 쪼개 충격을 잘 흡수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트레드에 사용하는 고무도 가장 부드러운 연성 제품이 들어간다.

하지만 무조건 승차감이 부드럽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빨리 줄여서 조종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종 안정성을 향상시키려면 승차감을 높이는 것과는 반대로 타이어 트레드의 강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 팀장은 “안전성과 승차감의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도록 트레드 옆 부분의 강성을 높이는 등의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북미 지역은 차로 장기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타이어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반면에 한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연비의 중요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같은 선진국이라도 북미지역의 에너지 절약문화가 유럽보다 떨어지는 것은 타이어에 대한 선호도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유럽, 일본은 연비 위주로

유럽 시장은 여름용과 겨울용 타이어를 명확하게 구분해 소비하는 특성이 있다.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유럽에선 고속주행 시 안정성과 빗길 주행 시 제동성 등 노면과 기후에 적합한 타이어를 꼼꼼히 따져 선택하는 소비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환경 선진국답게 타이어의 연비 역시 중요한 선택기준이다.

북미, 유럽과 더불어 세계 3대 타이어 시장 중 하나인 일본은 고연비, 저소음, 조종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높은 이면도로 비중 등 협소한 도로사정으로 경차가 많다 보니 대형 타이어가 많이 팔리는 북미 지역과는 반대로 소형 타이어의 선호도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중동 시장은 사막의 고온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기온 내구성이 타이어 선택의 핵심 요소다. 대부분 산유국이거나 산유국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연비는 그다지 큰 고려 사항이 아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중형 사이즈의 타이어가 잘 나가는 편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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