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 中 쌍끌이 장세 얼마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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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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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고용지표 파란불… 다우존스지수 최고점 돌파
中대출규제 생각보다 약해… 올 여름의 최고점 향해 근접 중

세계 증시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미국과 중국 증시의 동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500 선에 올라서며 올해 최고점을 기록했다. 8월 4일 연중 최고점(3,471.44)을 찍은 뒤 한 달 새 23%나 빠졌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전 고점을 눈앞에 두고 상승에 가속이 붙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국 경제와 증시의 회복 속도는 약 5개월의 시차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두 나라 증시를 짓누르던 악재가 동시에 약해지면서 나란히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 미국이 이끌고 중국이 받쳐주는 ‘쌍끌이’ 장세로 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기대도 높아진다.

○ 미국 경기회복의 두 엔진 가동

미국 증시에 상승 탄력이 붙은 건 최근 미국 경기회복을 소비와 고용이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게 지표로 확인되면서부터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나 산업생산 동향은 이미 9월부터 오르는 추세로 나타났다. 문제는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던 소비와 실업률이었다.

미국의 11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인 지난해 7월 플러스 성장세를 보인 뒤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 초 7%대에서 10월 10.2%로 지속적으로 오르던 실업률도 11월에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농업부문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도 1월에는 70만 명이 넘었지만 11월에는 1만1000명으로 줄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가 커지면 항상 경기회복 국면이 시작됐다”며 “최근에도 장단기 금리 차가 커져 경기회복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여기에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리면서 미국 증시가 상승 추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 부채가 여전히 많아 금리가 오른다면 견디기 힘들 것이란 점이 부담 요인이다. 또 구조조정 등 비용 축소로 반짝 실적을 거둔 기업이 실제 매출 증가를 실현해야 한다는 점도 남은 과제다.

○ 중국, 두 가지 난제 뛰어넘어

8월에 고점을 찍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대출 축소와 유통주식 대량 방출이라는 걸림돌에 막혀 9, 10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올해 가계 및 기업의 대출 목표를 당초 6조 위안으로 잡았지만 11월 말 현재 9조2000억 위안이 대출될 정도로 시중에 자금이 과다하게 풀렸다. 유동성이 너무 많아지자 정부가 이를 조이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중국 증시는 9월 1차 폭락했다. 10월에는 정부가 보유한 중국 궁상(工商)은행, 중국석화(시노펙)의 비유통 주식이 시중에 풀렸다. 해당 주식의 액수는 1조9000억 위안으로 올해 풀린 비유통 주식 전체 액수(5조 위안)의 38%나 됐다.

하지만 이후 중국 증시는 다시 상승세를 탔다. 중국 정부가 대출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강도가 세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전월 대비 대출 증가율은 6월에 34.4%로 정점을 찍은 뒤 33.8∼34.2% 선을 유지하고 있다. 또 유통 가능해진 주식 물량 중 1%만 실제로 유통된 것으로 집계됐다.

허재환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강해 내년 1분기까지 중국 증시는 상승 추세로 갈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에는 홍콩 HSBC은행이 처음으로 중국 증시에 상장되는 등 신규 상장 물량 규모가 8000억 위안으로 예상돼 하반기로 갈수록 물량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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