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 코 납작하게 만든 ‘작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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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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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상승률 66㎡미만 ‘최고’

서초 송파 분당 ㎡당 가격
소형이 중대형보다 더 비싸
소형공급 줄어 희소성 커져
집 넓히려면 지금이 적기


‘작은 집’이 강세다. 청약시장에서 대형 아파트와 달리 중소형 아파트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곧바로 마감되고 있다. 중소형은 가격 상승률에서도 대형 아파트를 앞지른다. 바야흐로 ‘작은 집’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큰 집’의 시대는 저문 것일까. 투자 측면에서 ‘작은 집’과 ‘큰 집’을 분석했다.

○ 공급부족도 소형 강세에 일조

청약시장에서 중소형의 인기가 높은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최근 청약을 실시한 ‘가재울래미안·e편한세상’(서울 서대문구 북가좌1동)에서 공급면적 86∼151m²는 1순위에서 마감됐다. 공급면적별로 최고 경쟁률은 9.25 대 1이나 됐다. 152∼194m²는 3순위에서 마감됐다. 프레미어스엠코(중랑구 상봉1동)도 중소형(85∼122m²)은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된 반면 대형(146∼273m²)은 3순위에서 모집인원을 다 채웠다.

크기가 작을수록 가격도 더 많이 올랐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2006년 1월 1일의 가격을 100으로 정해 서울지역 아파트의 규모별 매매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이달 4일 현재 66m²(공급면적) 미만은 141.95로 나타나 가장 많이 상승했다. 66m² 이상∼99m² 미만(133.29)이 그 다음으로 높았다. 이어 99m² 이상∼132m² 미만은 126.88이었으며 132m² 이상∼165m² 미만은 120.89, 165m² 이상은 117.47로 각각 나타났다.

‘작은 집’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1, 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실속형 소비 선호, 뉴타운 건설 본격화에 따른 이주 수요의 증가 등 여러 가지다. 공급부족도 주요한 요인이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대표는 “2006년까지만 해도 소형아파트의 공급량이 대형아파트보다 월등히 많았지만 대형의 가격이 크게 오르자 건설사들이 대형 공급에 주력하면서 2007년부터 소형의 공급이 급감해 희소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값 많이 내린 대형에 관심 가질 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소형 강세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중소형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적고 환금성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역세권의 중소형은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형은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앞으로도 계속 가파르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대표는 “서초구, 송파구, 분당신도시는 3.3m²당 가격이 소형이 더 비싸고 중대형이 더 싼 상황”이라며 “소형의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의 오름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살아나면 대형에 대한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대형으로 갈아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수도권에는 대형이 소형 아파트보다 가격경쟁력이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집을 넓힐 계획이라면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중소형은 꾸준히 오르고 덜 내리는 반면 중대형은 경기상황 및 규제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내릴 때 많이 내리고 오를 때는 빠른 속도로 오른다”며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중소형을, 과감하게 투자하고 싶다면 대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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