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8色타깃 마케팅’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2월 1일 2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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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이아파트에 사는 전업주부 김미영 씨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유아·아동 상품 관련 전단지를 받았다. 하지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 비슷한 나이의 이선주 씨는 캐주얼 의류 전단지를 받았다.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면서도 백화점 전단지가 다르게 오는 이유는 현대백화점의 '타깃 마케팅' 때문이다. 아이들이 있는 주부 김씨와 미혼 직장인 이씨에게 서로 다른 전단지를 보낸 것.

현대백화점은 그 동안 행정구역별로 뭉뚱그린 고객 유형을 세밀화해 각각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는 타깃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무역센터점의 '리트머스 플랜.' 리트머스 종이로 물질의 성분을 분석하듯 고객의 다양한 구매 특성을 총 63가지로 구분했다.

먼저 고객의 구매이력을 분석해 많이 구입한 상품에 따라 △V(Vital Life)-캐주얼 △ID(Individualism)-디자이너,정장 △S(Spare Time)-스포츠,골프 △IT(Intention)-화장품, 잡화 △B(Bring-up)-아동, 유아△L(Level-up)-명품 △E(Essential)-식품, 가정용품등 7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어 각 유형별로 구매주기를 분석해 9가지로 분류함으로써 총 63개 그룹으로 고객을 나눴다.

김미영 씨의 경우 아이 옷을 자주 구입하기 때문에 B로 구분되고, 구매주기는 30일 정도로 '7'(구매주기가 24~35일)에 속해 최종적으로 'B7' 그룹이 되는 것. 이렇게 구분이 되면 백화점은 상품 전단지나 행사 안내 문자서비스(SMS), 멀티메시지서비스(MMS) 등을 보낼 때 이 구분에 따라 내용과 시기를 달리하게 된다.

'리트머스 플랜' 외에도 현대백화점은 VIP 고객들에게 일반적인 광고 전단지 대신 신문 형태로 제작된 전단지를 소수에게만 배포한다. 지난 가을 세일 동안 처음으로 각 종 수입의류 및 핸드백 등 명품을 소개하는 전단지를 신문 형태로 제작해 3000명에게만 발송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백화점 VIP고객들은 대부분 오피니언 리더 계층이어서 신문형태의 편집 스타일에 높은 신뢰도와 친근감을 보이기 때문에 별도의 타깃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된 고객'을 끌어내기 위한 마케팅도 시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전점의 고객 분석을 통해 특정 상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층을 미리 구분해 내는 것. 목동점의 경우 지난 가을 세일 동안 '자녀의 수와 성별에 따른 상품 선호도'라는 주제로 고객 분석을 통해 '아들 2명 이상인 주부가 명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론을 얻어 이들에게만 명품 관련 전단을 발송하기도 했다.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은 "기존 고객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은 물론 잠재된 고객을 미리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타깃 마케팅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 세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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