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시중자금, 단기예금으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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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주식투자 미덥지 않고… 부동산 규제 발목 잡고…

안전자산 수요 크게 높아져
정기예금 4개월째 증가세
석달뒤 해지해도 3%대 이자

‘주식에 투자하자니 주춤거리는 주가가 미덥지 않고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금리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만기가 짧은 단기 예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만기 자체가 3개월, 6개월인 예금은 물론이고 1년 만기지만 3개월이나 6개월 뒤 중도해지해도 일정 금리를 주는 상품이 크게 늘었다.

○ 회전식 정기예금 인기

지난달 은행권 정기예금은 13조1544억 원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작년 10월(19조5000억 원)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도 안 되지만 4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불확실성을 걱정해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정기예금을 찾는 모습이다. 펀드 환매자금과 만기 재예치 자금, 단기 부동자금 등이 잇따라 정기예금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만기 3개월, 6개월짜리 예금이나 중도해지해도 고금리를 주는 상품이 인기다. 대표적인 것이 회전식 정기예금. 회전 기간인 1∼6개월마다 금리가 변하는 상품으로 중도해지해도 일정 금리를 주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3개월 회전 기간을 선택하고 가입한 뒤 4개월이 지나 해지하면 처음 3개월은 정해진 고금리를 주고 남은 1개월만 연 1% 정도의 중도해지 이율을 적용하는 식이다. 따라서 가입 기간에 다른 상품의 금리가 크게 오르면 중도해지하고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데 적합하다. 자금운용 기간이 분명하지 않거나 조만간 사용할 자금 등을 넣어두기에도 좋다.

○ 3개월새 2조 원 이상 유치도

하나은행의 ‘하나369정기예금’은 9월 선보인 뒤 2조 원 이상이 유치됐다. 만기가 1년이지만 가입 후 3, 6, 9개월째에 중도해지해도 각각 2.9%, 3.2%, 3.6%의 이자를 준다. 올 3월 나온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도 3조 원 이상이 판매됐다. 우대금리 0.6%를 더해 1개월 회전형은 최고 2.7%, 2개월 2.8%, 3개월 3.2%, 6개월 3.9%의 이자를 준다. 신한은행의 ‘탑스회전 정기예금’은 1, 2, 3, 4, 6개월 단위로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2.27∼3.15% 금리가 적용된다. 국민은행의 ‘금리연동형 수퍼정기예금’은 1∼2개월 최고 2.35%, 3∼5개월 3.3%, 6개월 3.45%의 이자를 준다.

만기 1년의 씨티은행 ‘씨티스텝업 예금’은 처음 3개월은 연리 3.0%를 준 뒤 3개월마다 이자가 올라 마지막 3개월에는 연 7.0%를 적용하는 구조다. 3, 6, 9개월째 해지하더라도 각각 3.0%, 3.2%, 3.93%의 이자를 준다. 외환은행이 최근 내놓은 ‘그린코리보연동 정기예금’은 우대금리 최고 0.6%를 포함해 3개월 최고 3.49%, 6개월 3.94%, 12개월 4.7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HSBC은행은 연 4.5%(세전)의 금리를 주는 3개월 만기 정기예금을 다음 달 11일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HSBC 프리미어 신규 가입 고객이 판매 대상이며 1인당 최대 5000만 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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