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황룡강 정비…쓰레기매립장이 시민 휴식공간으로

  • 입력 2009년 9월 25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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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 낙동강 이렇게…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2년이면 낙동강이 지나는 경남 김해시 생림면 일대는 아래 조감도처럼 달라진다. 사진 제공 국토해양부
3년 후 낙동강 이렇게…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2년이면 낙동강이 지나는 경남 김해시 생림면 일대는 아래 조감도처럼 달라진다. 사진 제공 국토해양부
■ 4대강 사업 모델 제시

4대강 퇴적층 준설땐 홍수예방 - 물부족 해결
순수 공사비 19조원 넘어
일자리 34만개 창출 기대

올 1월 광주 북구 동림동에서 열린 영산강∼황룡강 치수사업 준공식 현장. 영산강 상류의 물줄기가 흐르는 산동교지구 친수공원은 불과 얼마 전까지 쓰레기 매립장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변해 있었다. 물줄기를 따라 축구장과 운동장, 산책로, 자전거도로가 들어서면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공원에서 10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는 수생생물의 서식처인 여울과 물고기가 다니는 길인 어도가 생겼다. 수생 생태계가 복원되면서 학생들에겐 훌륭한 생태계 학습장이 만들어진 셈.

이 사업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하천환경 개선 목적이라는 점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모델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훼손이 안 된 지역을 보전지구로 지정해 공사구간에서 제외하는 등 친환경적인 개발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은 4대강 사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었다.

○ 물 담는 그릇 늘리고, 수질 좋게 하고

4대강 사업의 목적은 하도 정비 등 치수와 수질정화식물 식재 등 하천환경 개선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홍수 피해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수질개선과 하천복원을 통해 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하천에 쌓여 있는 퇴적층을 다른 곳으로 옮겨 물을 담을 수 있는 용량 자체를 늘린다. 토사가 지나치게 쌓여 홍수로 하천이 범람하는 피해가 잦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또 2년 뒤 연간 8억 t, 2016년에는 10억 t의 물이 부족해질 것에 대비해 4대강 사업으로 연간 13억 t의 물을 확보하기로 했다.

수질개선을 위해 주변 마을에서 흘러들어오는 생활하수나 가축분뇨 등을 차단하는 정화 시설을 설치하고, 특히 오염이 심한 34개 유역은 시급도와 오염도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눠 관리한다. 4대강 유역의 농경지 등 1억7750만 m²를 보상·수용해 농약이나 비료 같은 오염물질이 흘러드는 것을 원천 봉쇄한다.

4대강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악취를 일으키는 도심 하천을 복원하고 4대강으로 유입되는 도랑과 실개천을 지속적으로 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하천에 설치되는 보 때문에 생태계가 단절되지 않도록 물고기가 강을 오르내릴 수 있는 어도를 만들고 인근 토지를 매수해 2012년까지 813만 m²의 생태림을 조성할 계획이다.

실제로 영산강∼황룡강 치수사업 준공 이후 영산강은 최대 1.19m, 황룡강은 0.74m 정도 홍수 수위가 낮아졌다. 영산강 중류에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L당 1mg 줄어 갈대와 물억새 등 다년생 초본식물이 자라기 시작하고 주변에 서식하는 조류 개체 수가 늘어난 점도 눈에 띄는 성과다.

강변 저류지와 둔치의 여유 땅을 활용하는 태양광 발전과 4대강 하구의 바람을 이용하는 풍력발전, 다기능 보나 농업용 저수지 등을 활용하는 저낙차형 소수력 발전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도 추진된다.

○ 일자리 34만 개 창출, 40조 원 생산 유발 기대

지역경제 활성화도 또 다른 목표다. 정부는 일자리 34만 개 창출과 40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4대강 사업비(22조2000억 원) 중 보상설계비 등을 제외한 순수 공사비는 19조4000억 원에 이른다. 이를 토대로 한 일자리는 건설부문에서만 21만9400명에 이른다. 건설인력은 주로 퇴적토 준설, 홍수조절지 및 강변 저류지 설치, 노후제방 보강, 신규 댐 건설, 자전거길 조성 등에 투입된다. 4대강 인근에 관광이나 레저사업 등이 활성화된다면 고용효과는 더 클 수 있다.

영산강∼황룡강 치수사업에 참여했던 금호건설 이원상 호남지역본부장은 “80개월의 공사기간에 연 4만 명가량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4대강 사업이 지역경제에 가져올 일자리 창출 효과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4대강 사업은 대운하 논란 등과 겹쳐 정확한 사실 제시 없이 소모적인 논쟁으로 흐른 측면이 많다”며 “이미 정부가 예산을 배정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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