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법원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에는 쌍용차가 재기의 발판으로 삼는 C200의 판매전략이 들어 있다. 내년에 선보이는 C200은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하고, 특히 쌍용차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서유럽 진출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또 현재 공정 75%로 개발 마무리 단계인 C200 이외에 ‘X-100’ ‘Y-300’ 등 3개 신차 모델에 대해서는 이미 전(前) 단계 개발에 착수했다.
이수원 쌍용차 기술연구소장(상무)은 “앞으로 매년 1개의 풀 체인지 모델(엔진과 디자인 등을 모두 교체)을 내놓기 위한 연구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향후 쌍용차의 신차 개발 방향은 디젤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술 등 쌍용차의 고유 브랜드 이미지와 경쟁력을 갖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될 것이라는 내용도 회생계획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차 개발자금 조달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아 C200 출시가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최근 내놓은 구조조정 지원금 1300억 원 이외에 신차개발비는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현재 C200은 스페인 호주 중국에서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달 안으로 1000억 원가량의 개발자금이 추가로 들어오지 않으면 출시 시기가 수개월 더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자금 부족으로 내년 1월경 스웨덴과 중국 하얼빈 지역에서 진행될 예정인 C200의 ‘혹한기 테스트’를 마치지 못하면 6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채권자들이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부분 담보 채권이어서 떼일 염려가 없는 데다 국책은행으로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최대 채권자인 협력업체들도 쌍용차가 문을 닫는 것보다는 빚을 일부 못 받는 한이 있더라도 굴러가는 게 나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를 선언한 만큼 정부에서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회생계획안이 받아들여진다 해도 쌍용차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유지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나 해외 시장 모두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현재 쌍용차 라인업으로는 이를 충족시키기 어렵고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평택=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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