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신차 개발비 지원 못해”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코멘트
회생안 받아들여져도 장기적 생존 가능성 불투명

15일 법원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에는 쌍용차가 재기의 발판으로 삼는 C200의 판매전략이 들어 있다. 내년에 선보이는 C200은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하고, 특히 쌍용차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서유럽 진출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또 현재 공정 75%로 개발 마무리 단계인 C200 이외에 ‘X-100’ ‘Y-300’ 등 3개 신차 모델에 대해서는 이미 전(前) 단계 개발에 착수했다.

이수원 쌍용차 기술연구소장(상무)은 “앞으로 매년 1개의 풀 체인지 모델(엔진과 디자인 등을 모두 교체)을 내놓기 위한 연구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향후 쌍용차의 신차 개발 방향은 디젤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술 등 쌍용차의 고유 브랜드 이미지와 경쟁력을 갖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될 것이라는 내용도 회생계획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차 개발자금 조달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아 C200 출시가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최근 내놓은 구조조정 지원금 1300억 원 이외에 신차개발비는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현재 C200은 스페인 호주 중국에서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달 안으로 1000억 원가량의 개발자금이 추가로 들어오지 않으면 출시 시기가 수개월 더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자금 부족으로 내년 1월경 스웨덴과 중국 하얼빈 지역에서 진행될 예정인 C200의 ‘혹한기 테스트’를 마치지 못하면 6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채권자들이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부분 담보 채권이어서 떼일 염려가 없는 데다 국책은행으로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최대 채권자인 협력업체들도 쌍용차가 문을 닫는 것보다는 빚을 일부 못 받는 한이 있더라도 굴러가는 게 나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를 선언한 만큼 정부에서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회생계획안이 받아들여진다 해도 쌍용차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유지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나 해외 시장 모두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현재 쌍용차 라인업으로는 이를 충족시키기 어렵고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평택=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