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금속 니켈 선점… 포스코 “심봤다”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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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시 포스코 니켈 제조공장의 전기로에서 쇳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이 쇳물은 니켈 20%, 철 80%인 페로니켈로 스테인리스강의 원료로 쓰인다. 사진 제공 포스코
전남 광양시 포스코 니켈 제조공장의 전기로에서 쇳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이 쇳물은 니켈 20%, 철 80%인 페로니켈로 스테인리스강의 원료로 쓰인다. 사진 제공 포스코
■ 광양 니켈 공장 가보니

최대 보유국 뉴칼레도니아에 3년전 직접 개발회사 차려
공장가동 5개월만에 흑자… 30년간 안정적 공급원 확보

11일 전남 광양시 금호동 광양제철소 하역항구 부근 매립지에 자리 잡은 포스코의 니켈 제조공장. 긴 쇠꼬챙이를 든 근로자가 땀을 뻘뻘 흘리며 섭씨 1500도가 넘는 뜨거운 전기로의 출선구를 뚫자 노란 불꽃과 함께 시뻘건 쇳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이 장면을 가까이서 지켜보던 노상중 니켈제조공장 공장장은 “생산 초기와 달리 지금은 품질이 목표 수준에 도달할 정도로 안정됐지만 하루에 8번가량 출선(쇳물을 용광로에서 내보내는 작업)할 때마다 긴장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공장은 남태평양 섬나라인 뉴칼레도니아에서 캐 온 원료에서 불순물과 수분을 제거한 뒤 니켈 20%, 철 80%로 구성되는 ‘페로니켈’을 생산한다. 페로니켈은 포스코의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테인리스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다.

○ 희귀금속 쟁탈전에 뛰어들다

광양의 니켈공장 생산량은 포스코 전체 조강(粗鋼) 생산의 1000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작은 규모다. 그러나 포스코는 이 공장을 짓는 데 각별한 노력을 쏟았다. 희귀금속인 니켈은 가격이 철의 30배에 이를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06년 5월 세계 최대 니켈 보유국인 뉴칼레도니아 정부 소유 광산업체인 SMSP와 합작해 니켈 제조업체인 SNNC를 설립했다. 제철사가 직접 광산을 개발해 니켈을 생산하는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었다.

김명래 SNNC 경영지원팀 리더는 “광양에 니켈제조공장 착공 17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예정보다 3개월 앞서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설비 가동 11개월 만인 올해 말 생산목표인 연간 3만 t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착공에서부터 생산까지 통상 3∼5년 걸린 경쟁사보다 훨씬 빨리 성과를 낸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포스코에 대해 뉴칼레도니아 현지 일간지인 ‘르 누벨칼레도니엔’은 “포스코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포스코가 니켈 생산에 과감하게 도전한 이유는 희귀금속 쟁탈전에서 경쟁업체에 앞서기 위해서였다. 중국의 원료 사재기와 국제 투기세력의 개입으로 2007년 니켈 가격은 평소의 5배로 급등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포스코가 입은 타격은 컸다. SNNC를 설립한 직후 갑자기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로 니켈 가격이 급락해 의외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적극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올해 3월 공장 가동 5개월 만에 흑자를 냈다. 향후 30년간 안정적인 니켈 공급원을 확보한 포스코는 이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망간, 크롬 등의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 생산 가동률 100% 회복하는 포스코

니켈 공장을 나와 광양제철소로 이동하자 높이 솟은 고로(高爐) 사이로 쇳물을 담은 운반차(토페도카)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포스코는 작년 말 금융위기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량을 25%가량 줄이는 감산(減産)을 했지만 지금은 가동률이 오르면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고 한다. 5개의 용광로 중 하나인 4고로는 100% 가동되고 있었다. 모니터 앞에서 고로의 압력과 온도를 면밀히 관리하던 안덕환 광양제철소 제선부 2제선공장 대리는 “(감산을 했던) 지금까지는 고로의 불을 꺼뜨리지 않으면서 생산량을 조절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제는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며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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