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가전쇼 IFA… 한국기업 CEO 출사표

  • 입력 2009년 9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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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뒤 디지털황금기… 거대시장 열린다”

■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내 사전에 2등은 없다. 생활가전과 PC, 디지털카메라 부문에서도 세계 1위를 하겠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

삼성전자 TV와 휴대전화 사업을 각각 세계 1, 2위로 끌어올린 최지성 삼성전자 완제품(DMC) 부문 사장(사진)은 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09’ 전시회를 둘러본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3년 뒤 디지털 황금기 도래’를 예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사장이 올해 1월 DMC 부문을 맡은 뒤 언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사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기를 거치고 나면 3년 뒤인 2012년부터 디지털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디지털 황금기에 본격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세계 TV시장은 연간 3억 대, 휴대전화가 15억 대에 육박하는 가운데 PC 4억 대, 디지털카메라 2억 대, MP3플레이어 2억 대에 이르는 거대한 디지털 제품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이미 월드 베스트 아니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치며 “PC와 생활가전, 디지털카메라 모두 1위를 해야 진정한 월드 베스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전 분야에선 기회가 많다면서 일렉트로룩스나 월풀이 10년, 15년씩 똑같은 제품을 팔면서 연명하는 걸 보면서 가전에 이노베이션(혁신)을 집어넣으면 획기적일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PC 판매대수도 지난해 380만 대에서 올해에는 700만 대에 육박할 것”이라며 “PC도 2, 3년 페달 밟으면 메이저에 들어갈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1986년 처음 참가한 국제 전시회인 독일 뮌헨의 반도체 전시회에서 간신히 얻어냈던 48m²(약 15평) 크기의 부스가 올해는 5475m²(약 1660평)로 늘었다”며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1979년 삼성물산에 근무할 때 처음 독일에 와서 신발을 팔았고 1985년에는 삼성반도체통신 프랑크푸르트사무소를 열고 D램 장사를 했다”며 “당시 직원을 구하려면 ‘3년 치 임금 미리 내놔라’, ‘삼성이 뭐하는 회사냐’는 식으로 내가 되레 면접을 당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 “LG, 내년부터 TV시장 1위경쟁 나설것” ▼

■ 강신익 LG전자 사장

“기초 체력 다지기는 끝났다. 이제는 1등을 향한 ‘진군’을 하겠다.”

강신익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품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관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글로벌라이제이션 등의 준비가 끝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사장은 TV사업의 사령탑으로 올해 상반기(1∼6월)에 세계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 LG전자가 소니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한 주역이다.

그는 세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겨냥해 “현재 볼륨(매출액과 판매대수 등), 수익성, 브랜드 이미지 등의 부문에서 전부 1위를 하는 곳은 없다”며 “LG전자는 당장 내년부터 세계 TV 시장에서 1등을 하기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LG전자는 ‘2011년부터 1위 경쟁에 나서겠다’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강 사장은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간담회 현장에서 2010년으로 1년을 앞당겼다.

강 사장이 제시한 내년도 평판 TV 판매 목표치는 LCD TV 2500만 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400만 대 등 총 2900만 대. 특히 LCD TV 판매 목표치는 올해 판매 예상치(1700만 대)보다 47% 늘어난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올해 2분기(4∼6월) 실적인 12.6%에서 17.0%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그는 “올해 하반기(7∼12월) 마케팅 비용은 상반기의 2배로 늘릴 것”이라며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상반기보다 약간 낮아지지만 판매량이 꾸준히 늘 것이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세계 시장에서 1위인 브라운관(CRT) TV 사업과 관련해서는 “내년쯤 CRT 사업은 수명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에는 평판 TV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최근 부진을 겪는 이유와 관련해 “의사 결정 속도가 느리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완벽을 추구해왔던 일본 업체들이 속도가 중요한 디지털 시대에 의사 결정 과정이 지연되면서 시장의 변화에 제때 대응을 못했다는 것이다.

베를린=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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