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자형 회복 세번 거쳐야”

  • 입력 2009년 9월 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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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 “첫번째 저점 통과중”

“한국경제는 ‘트리플(triple·세 차례) U자형 경제회복’을 거쳐야만 완전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첫 번째 저점을 지난 것에 불과하다.”

독일계 은행인 도이체방크그룹의 노르베르트 발터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 및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경제가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회복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두 차례의 U자형 침체와 회복을 더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률 증가 및 소득 감소로 인한 침체와 회복이 두 번째이고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책을 중단하면서 경제에 충격을 주는 부침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에 두 번째와 세 번째 침체 뒤 회복이 닥칠 시기로는 각각 올해 말과 내년 4월 이후를 꼽았다.

발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삼성, LG, 현대 같은 대표급 기업은 물론이고 다른 한국 기업들도 구조조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원화 약세 효과가 사라지는 시점부터 한국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선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중간 정도 순서를 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2010년 부활절(4월) 무렵 중국과 호주가 가장 먼저 금리를 올리고 미국 등 다른 나라들도 서서히 이런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며 “어느 정도 다른 나라들이 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날 때 한국도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세계경제 회복 시점과 한국의 향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발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소한 2010년 말이나 2011년 초는 돼야 구체적인 경제회복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더라도 앞으로는 4%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은 성숙한 경제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늘리고 출산율 저하에 따른 노동력 감소 현상을 해결해야만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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