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그룹, 사내 지재권스쿨 개설

  • 입력 2009년 8월 26일 02시 55분


삼성전자, 550여명 전담팀 운영
소송 시작되면 피해 불가피
기업들 뒤늦게 ‘특허경영’

특허괴물’이나 해외 기업과의 지적재산권 분쟁이 늘어나면서 한국 기업들도 뒤늦게나마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단 소송을 시작하면 승소하더라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매출 손실, 브랜드 이미지 추락 등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특허 관련 교육을 강화하거나, 전담 인력을 늘리는 등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그룹은 올해 3월 그룹차원의 ‘IP(Intellectual Property·지적재산권) 스쿨’을 개설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LG생명과학 등 5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IP스쿨은 기수마다 300여 명의 직원을 IP 전문가로 양성한다. 5, 6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는 이 강의에는 이정환 LG전자 특허센터 부사장 등 사내 전문가와 IP 관련 변리사, 한국 및 해외 변호사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 IP스쿨 개설은 구본무 회장이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지속성장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라고 LG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이정환 부사장이 이끄는 특허센터에 200여 명의 전문인력을 배치했고, LG디스플레이는 올 초 특허소송만을 전담하는 팀을 설치하는 등 계열사별로 조직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끌었던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올 3월 해외 법무담당 사장으로 영입했다. 미국,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보호주의 장벽이 높아지고 특허권 침해 등 각종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특허 경영’ 강화를 위해 김 사장을 영입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550여 명의 변호사, 변리사 등 특허 전담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 해 약 800건의 특허 출원을 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어떤 ‘IP 리스크’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IPR(IP Risk) 컨설팅’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연구개발총괄조직 산하에 특허팀을 두고 분쟁이 발생하면 법무팀과 공조해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최근 ‘지적재산권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전사적으로 지적재산권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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