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성장률 36년만에 최고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8분


올 2분기(4∼6월) 제조업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3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세제 지원 등 응급처치의 효과가 커 3분기부터는 제조업 성장률이 다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제조업 국내총생산(GDP)의 전기 대비 증가율은 8.2%로 1973년 4분기(8.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2%, 2분기 1.7%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3분기에는 0.1%로 둔화됐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4분기에는 ―11.9%로 추락했고 올해 1분기에도 ―3.4%로 하락세를 이어 가다가 2분기에 급반등한 것.

외환위기 당시 제조업 성장률은 1998년 1분기 ―7.5%, 2분기 ―2.0%에서 3분기 0.5%, 4분기 6.8% 등으로 올라갔지만 올해만큼 가파르게 상승하지는 않았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자동차에 대한 세제지원 등이 제조업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렸다”며 “또 재고 조정이 너무 빨리 진행된 상태에서 수요가 늘다 보니 2분기 생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경제 규모는 여전히 2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 2분기의 실질기준 GDP(계절조정)는 241조3494억 원으로 전 분기(235조8536억 원)보다 2.3% 증가했으나 여전히 2007년 3분기 수준(240조8086억 원)에 불과하다. 제조업 GDP도 2분기에 60조7807억 원으로 2년 전인 2007년 2분기의 61조1012억 원에 못 미치고 있다.

또 2분기의 빠른 성장은 지난해 말부터의 급격한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와 세제 혜택 등 일과성 요인의 영향이 컸기 때문에 3분기부터는 다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0%대로 전망하고 있으며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며 “세계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는 돼야 경기의 본격 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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