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안전 먹을거리’로 고객 잡는다

  • 입력 2009년 6월 5일 02시 59분


지난해부터 이어진 식품 안전 논란으로 외식업계에서 ‘친환경 재료’와 ‘안전 먹을거리’를 강조하는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한우 전문점 ‘다하누’는 한우를 포장하는 용기 안에 산소를 채우고 밀폐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쓴다. 사진 제공 다하누
지난해부터 이어진 식품 안전 논란으로 외식업계에서 ‘친환경 재료’와 ‘안전 먹을거리’를 강조하는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한우 전문점 ‘다하누’는 한우를 포장하는 용기 안에 산소를 채우고 밀폐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쓴다. 사진 제공 다하누
계속된 식품파동으로 소비심리 위축
친환경-산지직송 내세워 안전성 홍보

올해 외식업계는 고달프다. 경기 침체에 외식 수요가 줄어든 데 이어 계속된 식품 파동으로 ‘먹을거리 안전’을 염려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생쥐머리 새우깡’에서부터 6월 ‘너트 라면’, 9월 중국산 분유 멜라민 파동 등 줄줄이 터진 식품안전 문제가 올해 초까지 끊이지 않았다. 외식하러 나가던 가족들이 집에서 요리를 만들어 먹자 외식업계 경기도 바닥을 쳤다.

이에 따라 외식업체들은 최근 ‘식품안전’ 대책에 몰두하고 있다. ‘안전 먹을거리 캠페인’에서부터 ‘친환경’을 화두로 고객 마케팅에 나서는 업체가 늘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올해 외식업계의 트렌드는 ‘식품안전’과 ‘자연주의’가 될 것”이라며 “친환경 식품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어 당분간 이런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불고 있는 ‘안전 먹을거리’ 캠페인이다. 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식품 재료 안전망을 구축한 후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치킨전문점인 BHC치킨은 튀김 기름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 올해 전 가맹점에서 ‘BHC 깨끗한 오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BHC치킨 가맹점을 방문하는 고객은 현장에서 튀김 기름의 산가(酸價)를 측정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튀김 기름이 식품위생법 기준인 산가 2.5를 넘을 경우 신고하는 고객에게 10만 원짜리 치킨상품권을 준다고 밝혔다.

패밀리 레스토랑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재료부터 다릅니다’ 캠페인에 나섰다. 이 캠페인은 매달 회사가 사용하는 식재료를 하나씩 선정해 산지와 품질인증 과정 등을 밝힌다. 6월과 7월에는 과일 재료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한우전문점 다하누는 신선한 한우 공급을 위한 ‘한우산지 신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강원 영월 다하누촌에서 산소를 넣어 밀폐 포장된 한우를 전국 가맹점에 직접 배송해 매장에서 고기를 손질하는 과정을 없앴다고 밝혔다. 다하누 관계자는 “먹을거리 불안으로 위축된 소비자들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단발성 이벤트보다 장기적인 식품안전 캠페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고객의 발길을 잡는 외식업체들도 있다. 쇠고기전문점인 헬로우깡통 가락점은 초저녁부터 손님들이 몰리는 집으로 유명하다. 월 매출은 5000만 원 선. 이 가게는 미국산 초이스급 쇠고기 200g을 9000원에서 1만 원에 팔고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매장 점주인 이성진 씨(41)는 “친환경 식품인 초이스급 쇠고기를 싼값에 공급한 것이 고객들이 지갑을 여는 이유인 것 같다”며 “무농약, 무항생제 사료로 사육한 소인 점을 강조한 게 마케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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