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올해 유동성 회수 안한다”

  • 입력 2009년 5월 19일 22시 06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잉유동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올해 안에 유동성 회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장관은 19일 "과잉유동성이 늘고 있지만 통화가 제대로 돌지 않아 전체적으로 단기부동자금이 많지 않다"면서 "정부 정책기조를 바꿀 타이밍이 절대 아니며 아마도 올해는 유동성을 회수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유동성 상황을 보여주는 M2(총통화)는 늘지 않고 있으며 통화유통속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면서 "자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을 경기회복으로 잘못 알고 긴축 정책을 펴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우를 범한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 들어 단기유동성이 60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M1(통화)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유동성 상황을 잘 보여주는 M2나 통화유통속도를 보면 상황이 다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단기부동자금이 많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유동성이 국지적으로 이상한 곳으로 가는지 예의주시하겠지만 지금은 자금이 실물부분으로 좀 더 흘러들어가도록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자금이 일부 자산시장으로 흘러가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을 급등시키면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정부가 미시, 거시정책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지금은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이는 정도로 전반적으로 정책 기조의 변화를 가져올 정도는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장관은 "실물 분야에 유동성이 스미도록 하는 것은 우리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공통과제로 정부는 나름대로 국제 공조 체계에서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나름의 대안을 찾고 있으며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방안을 찾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단기유동성이 8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시중자금이 늘어나면서 인플레 우려 등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환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장관은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실물 지표도 개선되고 있지만 경제 운용의 중심이 돼야할 민간 부문의 자생적 회복능력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경기의 하강 속도는 늦춰졌지만 하강하는 것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일부 긍정적 신호를 낙관적으로 해석해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면서 "봄이 오면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어야 봄이 온 것이며 아직 봄 소식을 전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수는 겁이 없고 고수는 핑계가 없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프로로서의 신중함, 지혜로움, 후회 없는 열정으로 꿋꿋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기업-금융 구조조정은 한 치의 빈틈없이 추진할 것이며. 과거처럼 큰소리 안 내면서 정밀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내년 재정 여건은 대단히 열악해 현재로선 추가 감세를 할 여지가 없다"며 "그동안 진행돼 온 감세는 하겠지만 이후에 또 다른 감세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세와 증여세 완화 문제는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해 해당 감세는 추진할 뜻을 밝혔다.

윤 장관은 "근로자의 권익은 보장돼야 하지만 수단과 절차가 중요하다"며 "최근처럼 폭력이나 불법적인 수단은 정말 차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가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대외신인도도 왜곡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봐 달라"고 당부했다.

윤 장관은 공공부문에 대해 "공기업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노동유연성 역시 선진화돼야 할 책무가 더 크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선진화에 대해선 "절대 포기하거나 물러서지 않는다"며 "가야할 길을 발표한 스케줄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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