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성장株의 함정’을 피하는 세 가지 방법

  • 입력 2009년 4월 16일 02시 58분


며칠 전에 어떤 투자자 한 분이 현재 주가보다 10배 오를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모 코스닥 소형주를 샀는데 과연 가능성이 있는지 필자에게 의견을 물었다. 재무제표를 보니 요즘에 각광을 받는 신기술주이기는 한데 최근 연도에 대규모 적자였고 회사가 목표로 제시한 올해 예상이익 대비 주가는 7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어떤 판단으로 그 주식을 샀느냐고 물으니까 “모 자산운용사가 최근에 보유비중을 집중적으로 높이고 있답니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기관이 매수한다고 해서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닙니다”라고 했더니 “세력들도 가세했답니다”라고 답했다. 세력들이 누구냐고 묻자 모른다고 해서 “당신 같은 개미투자자들이 바로 세력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동안의 약세장에서 입은 손실을 하루빨리 회복하고 싶은 조급한 투자자들이 바로 세력들이다.

경기회복 신호가 조금씩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그에 비해 주가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경계론과 함께 대형 대표주들의 랠리가 멈칫거리는 대신에 소형주 랠리가 벌어지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는 소형주 랠리는 크게 2가지 부류로 구분할 수 있다. 한 부류는 약세장에서 폭락했던 소형 가치주의 가격회복 현상이다. 지난번 약세장에서 코스닥 소형주들의 주가가 특히 폭락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일부 최고경영자(CEO)나 대주주들이 주식을 2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빌려서 엉뚱한 곳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자금회수가 막혔고 이들에게서 담보로 취득한 주식을 2금융권의 기관들이 담보가액 회수를 위해 무차별 매도했다. 미국 증시에서 헤지펀드들의 무차별 주식매도에서 나타났던 현상과 유사한 패턴이다. 이러한 주식들은 최근에 현재 저점 대비 2배 내지 3배의 가격상승을 했지만 이는 적정 가치로의 회복과정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부류는 신가치주 즉 신기술주 영역의 소형주 강세현상이다. 소형주가 경기 회복의 초기단계에서 주로 선도주로 부각되는 이유는 신기술과 성장주의 특징을 동시에 갖기 때문이다.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초기에 인터넷주가 선도를 했듯이 지금은 신기술 영역이 바이오, 친환경 대체에너지, 발광다이오드(LED) 등으로 복합적이다. 이 중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어쩌면 의외로 다른 분야에서 혁신이 올 수도 있다. 성장주의 가격산정은 성장성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가격산정을 어렵게 한다. 미래가치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믿고 몰려드는 매수세 때문에 형성된다. 단순히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기 때문이다.

신가치주(성장주)의 급등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성장주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과거 경험이 주는 교훈은 고성장주라고 하더라도 주가가 최근 연도 이익의 30배, 즉 주가수익비율(PER)이 30이 넘으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 성장주의 함정을 피하는 방법은 첫째 이익이 안 나는 회사는 피할 것, 둘째 투자비중을 포트폴리오의 10% 내지 20%로 일정 한도 이내로 통제할 것, 셋째 회사 내용을 잘 모를 때는 직접투자보다 신기술성장주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가입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박춘호 이토마토 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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