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악몽 잊혀질까… 주식형 수익률 플러스로

  • 입력 2009년 4월 3일 03시 02분


지난해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해 투자자들을 괴롭히던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올해 1분기 플러스로 돌아섰다.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올해 1분기 평균 수익률은 8.14%, 해외 주식형펀드는 2.77%였다. 국내펀드 중에서는 중소형주식형 펀드가, 해외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1분기 성적표가 가장 우수했다.

○ IT·중소형주 펀드, 브라질 펀드 선전

수익률 상위를 차지한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국내 펀드 가운데는 정보기술(IT) 섹터에 집중 투자한 펀드나 중소형주 펀드가 선전했다.

올해 초부터 녹색 성장 테마주가 코스닥지수의 상승세를 이끌면서 코스닥주를 상대적으로 많이 편입한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올랐다. 동양투신운용의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 1’펀드는 이번 분기 23.78%의 수익을 냈다. 증시 등락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도체주를 주로 편입한 IT 관련 펀드도 선전했다. 반도체 업종 지수 수익률을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 ‘미래에셋TIGER SEMICON상장지수’와 ‘삼성KODEX반도체상장지수’는 나란히 50% 넘게 상승했다.

해외펀드 중에서는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PCA투신운용과 푸르덴셜자산운용의 중국 본토 펀드가 수익률 1, 2위를 차지했다. 펀드시장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지만 연초 이후 상하이종합지수가 30% 넘게 상승하면서 중국 본토 펀드로는 유일하게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가장 먼저 수익률이 회복된 것은 원자재 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브라질 러시아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22.20%의 상승률을 보였다. 브라질과 러시아가 포함된 다른 브릭스 펀드도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 투자 대상별로 2분기 전망 엇갈려

1분기 중소형주 펀드와 IT섹터 펀드의 성적이 월등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관련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추가 매수보다는 대형주를 편입한 성장형 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현대증권 배성진 연구원은 “증시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면 중소형주에 이어 대형주가 상승할 것”이라며 “중소형주 펀드와 함께 대형 성장주 펀드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본토 펀드와 브라질 펀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 전망도 밝았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금리인하, 통화정책 완화로 시중에 확대된 유동성이 주식투자 자금으로 흘러간다면 중국 본토 증시의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이후 급락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원자재가격지수(CRB)와 97%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브라질 증시가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증시의 기초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러시아펀드에 대해서는 투자 비중을 유지하거나 반등을 이용해 환매하라는 의견이 많았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러시아 기업의 실적이 회복되지 않고 최근 파산한 파이낸스리싱코 외에 다른 기업들이 추가 파산할 가능성이 투자의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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